[길벗 따라 생활건강] 노화 자체가 질병이다

  • 입력 2021.01.01 09:00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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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나이 드신 분들 누구나 인정하는 정설이 있습니다. ‘노인들은 한 번씩 아플 때마다 팍 늙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노인들이 늙는다는 것은 아프다는 것과 밀접히 연관돼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만약 아프지만 않다면 우리는 늙지 않을 수도 있을까요?

우리들의 경험상 사람은 물론 거의 모든 생명체가 늙지 않는 경우를 본 적이 없기에 비록 아프지 않다 해도 늙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은 부정되고 있습니다. 미국 <머크노인의학편람>에도 노화에 대한 이러한 생각이 반영돼 있습니다. 즉 노화란 ‘부상, 질병, 환경 위험이나 안 좋은 생활습관이 없어도 시간이 흐르면서 일어나는 신체 기능의 불가피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쇠퇴’라고 정의돼 있습니다.

즉 노화는 ‘비록 아프지 않다 해도 반드시 일어나게 되는 운명과 같은 것이다’란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운명에 도전장을 내미는 과학자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발간한 책들을 참조하면 노화는 결코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노화는 질병의 하나일 뿐이고 이러한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을 적용하면 청년처럼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평균기대수명은 83.3세입니다. 이를 성별로 나눠보면 한국여성의 평균기대수명은 86.3세로 OECD 국가 중 일본에 이어 2위에 랭크돼 있고 한국남성은 80.3세로 11위권에 속해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수명을 따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병원신세를 지지 않고 일상을 유지하며 사는 건강수명은 평균 65세 정도로 남녀가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남녀 모두 65세가 지나면서 한두 가지 질병을 겪으며 점차 약에 의존하고, 활동반경이 줄다가 죽기 전 10년 정도는 병원신세를 지면서 돌아가시는 것을 의미합니다. 평균 20년 정도는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리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이 보여주는 것은 노화와 질병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노화란 결국 항병 능력의 저하란, 보다 큰 범주의 질병을 뜻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근거로 노화 자체를 하나의 질병으로 보고 이를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노화를 물리칠 방법은 무엇일까요? 노화연구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노화는 세포 수준에서, 특히 DNA와 미토콘드리아 수준에서의 돌연변이를 포함한 갖가지 기능 상실 때문이라고 언급합니다. 정상적인 기능을 잃은 세포들이 축적되고 많아지면서 신체 각 조직과 기관에 기능상실을 초래하고 이것이 결국 노화란 질병을 일으킨다는 주장입니다.

이들은 노화된 세포들을 다시 원 기능상태로 되돌리는 역할을 하는 많은 성분들과 약들을 실험하고 개발에 몰두한 결과 효용성이 입증되는 약과 성분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약 없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실천으로 노화를 이길 수 있는 방법 또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운동과 소식입니다.

운동과 소식을 통해 노화를 극복하는 원리는 운동이나 소식으로 세포가 적절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세포는 생존을 위해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본능적인 생존전략을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이 중 소식의 원리는 한마디로 ‘영양실조 없는 열량제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탄수화물 같은 열량의 섭취는 줄이되,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영양소는 야채와 과일, 견과류 등을 통해 부족하지 않게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열량제한의 방법으로는 ‘간헐적 단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방법은 전면적 단식이 아닌, 매일 식사를 하긴 하되 하루 중 적어도 16시간 이상은 공복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1주일 중 5일은 평소대로 식사하되 이틀은 평소의 30%만 먹거나 아예 굶는 방법을 취해도 효과는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또는 분기당 1주일을 연속해서 단식하는 방법을 취해도 효과는 비슷하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을 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허기를 느끼기 전엔 결코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 몸은 몸이 허기를 느낄 때 뇌에서 정수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는 유전자들을 활성화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운동을 하면 효과는 더욱 증폭되는데, 운동하는 방법은 그냥 걷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10분 정도는 힘들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강도를 높여서 운동할 때, 즉 세포에 적절한 스트레스가 가해질 때 장수관련 유전자들이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운동방법과 건강한 식이요법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 때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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