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금산물 가격 안 뛰는 이유 있네

고병원성 AI에 따른 수급불안, 쌓인 냉동재고로 막는 셈

  • 입력 2020.12.23 00: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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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고병원성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가금산물 가격은 평년보다 낮은 수준에 형성되는 걸로 나타났다. 정부는 시장 공급여력이 충분하다며 낙관적인 분위기지만 그만큼 가금업계의 침체가 깊다는 반증이기도 해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는 지난 15일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가금농장에서 첫 발생한 지난달 26일부터 계란·닭고기·오리고기 가격 및 수급 동향을 분석해 발표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달(1일~14일) 평균 산지가격은 계란은 평년 대비 1%, 육계는 평년 대비 3.9%, 오리는 평년 대비 15%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계란은 특란 10개당 1,124원으로 전년동기(1,183원) 대비 5% 하락했으며 육계는 ㎏당 1,320원으로 전년동기(1,324원) 대비 0.3% 감소했다. 오리는 ㎏당 1,547원으로 전년동기(1,355원)와 비교해 14.2% 올랐으나 평년(1,820원)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시세다. 이달(1일~14일) 평균 소비자가격을 보면 계란은 고병원성 AI 첫 발생일과 비교해 큰 변동이 없으며 닭고기는 일부 유통업체의 할인행사로 되레 지난달 26일 대비 8% 하락한 ㎏당 5,004원으로 조사됐다.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살처분한 가금류 규모는 14일 기준 산란계 157만수(사육마릿수 대비 2.1%), 육계 166만수(연간 출하마릿수 대비 0.17%), 오리 88만수(연간 출하마릿수 대비 1.3%) 가량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사육마릿수와 재고 등을 감안하면 국내 공급여력은 충분하다”라며 “농협·생산자단체, 유통업계 등과 긴밀히 협조해 수급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대응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고병원성 AI가 닥쳤는데도 산지가격이 낮게 형성된 가장 큰 이유는 적체된 냉동재고 물량 때문이다. 주요 유통업체가 보유한 닭·오리고기 냉동재고는 평년 대비 각각 41.4%(1,467만마리), 93.7%(558만마리) 증가한 상태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각각 6.8%, 13.2% 증가한 수치로 그만큼 시장침체의 골이 깊다는 의미다.

올해 9월 기준 국내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7,385만마리로 평년 대비 약 4.5% 증가했으며 계란 생산량은 1일 4,638만개로 평년 대비 7.3% 증가해 공급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공급과잉이 고병원성 AI에 따른 수급불안을 막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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