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작농 죽는다! 쌀 재해지원금 지급하라!”

전남 농민대표자, 전남도청서 기자회견 … 천막농성 돌입

  • 입력 2020.12.23 00: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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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14일 전남 농민대표자 20여명은 무안군 전라남도청 앞에 모여 쌀 재해지원금 지급을 촉구하는 한편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농민을 배제한 정권에 규탄의 목소릴 쏟아냈다.
지난 14일 전남 농민대표자 20여명은 무안군 전라남도청 앞에 모여 쌀 재해지원금 지급을 촉구하는 한편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농민을 배제한 정권에 규탄의 목소릴 쏟아냈다.

 

올겨울 최강 한파에 지난 14일 전국이 꽁꽁 얼었다. 칼바람과 함께 광주·전남 곳곳에는 대설주의보까지 내려졌지만 전남 농민대표자 20여명은 무안군 전라남도청 앞에 모여 쌀 재해지원금 지급을 촉구하는 한편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농민을 배제한 정권에 규탄의 목소릴 쏟아냈다.

이날 전남 농민들은 “문재인정부는 3차 재난지원금 지급마저 예산을 핑계로 선별지급하겠다고 결정했다”라며 “모든 국민이 힘들어 하고 고통을 겪고 있지만 농민들은 올해 최악의 자연재해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 이러한 농민들을 2·3차 재난지원금 선별지급에서 배제시키는 것은 국가가 농민을 소외시키는 불평등한 배신행위다”라고 지적했다.

전남 농민들은 이어 △쌀 가격 상승 △형평성 문제 △재해복구비·보험 보상 등을 이유로 쌀 재해지원금 지급을 거부한 김영록 전남도지사를 향해 “쌀 농가의 70%가 임차농이며, 이런 임차농들에게 쌀 수확량은 소득뿐만 아니라 생존권과도 직결된다. 올해 같은 흉년에 임차료 주고 농약대, 기계삯 주고 나면 정작 남는 게 아무 것도 없는데다 쌀값은 오른 게 아니라 이제야 정상가격을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덧붙여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농민들에게 쌀 재해지원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2·3차 재난지원금에서도 배제당한 농민들에 대한 역차별일 뿐이다”라고 규탄했다.

이날 권용식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의장은 “52년만의 흉작으로 농업의 지속성이 위협받고 식량 안보가 위협받는 실정이다. 농민들이 당장 내년의 영농을 설계하고 농업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쌀 재해지원금 지급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선포했다. 김명기 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장 역시 “지난 지방선거를 치르며 지방 자치시대를 열고자 했던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귀를 닫고 쌀 재해지원금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목소리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있다. 농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아픔을 같이 나눠야 할 도지사는 하루 속히 행정조사를 실시하고, 쌀 재해지원금을 지급하라”고 강조했다.

김성보 전농 광전연맹 사무처장은 “내년도 국회 예산을 수립하며 3차 재난지원금을 편성했지만 역시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도 농민들은 철저하게 배제됐다. 또 농도인 전라남도는 자연재해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농민들의 상황을 똑똑히 알면서 단 1원 한 푼도 지원해주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김 사무처장은 이어 “정부가 자연재해대책법으로 지원하고 있는 재해복구비 외에 전남과 시·군 자체적으로 농민들에게 무얼 했는지 철저히 따져 묻고 향후 재해지원금 쟁취를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날 농성을 위해 천막을 싣고 온 농민들의 트럭은 전라남도청 앞 입구에서부터 출입을 제지당했다. 기자회견 이후 농민들이 천막을 운반하려 하자 40여명의 청원경찰과 도청 관계자 등이 이를 막아섰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천막이 전부 망가질 만큼 20여분 간 실랑이는 계속 됐고, 결국 농민들은 전라남도청 정문 출입구 앞에 간이 농성장을 마련했다. 이날 오후 3시경 농민들은 정문 출입구 농성장을 강제 해산하려는 청원경찰·관계자와 재차 충돌했지만 이후 농성장을 방문한 농정국장이 직접 사과하고 도지사 면담과 재해지원금 대책 마련에 대한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결국 자진 해산했다. 이후 전남 농민들은 기자회견 다음 날인 15일, 전라남도청 출입문 앞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쌀 재해지원금 지급을 촉구하는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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