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협, 종합센터로 거듭나야 농촌이 산다

  • 입력 2020.12.06 18:00
  • 기자명 박경철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지난 2일 열린 ‘2021 지속가능 농정포럼’에서 정지영 한국협동조합연구소 부장(왼쪽)과 김성주 지역아카데미 센터장이 ‘지역농협이 변해야 농촌이 산다’를 주제로 대담 중이다.
지난 2일 열린 ‘2021 지속가능 농정포럼’에서 정지영 한국협동조합연구소 부장(왼쪽)과 김성주 지역아카데미 센터장이 ‘지역농협이 변해야 농촌이 산다’를 주제로 대담 중이다.

지역농협이 농산물 판매 등의 기본 기능을 중심으로 지역개발·교육·복지 등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종합센터로 거듭나야 농촌이 살아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돼 눈길을 끈다. 지난 2일 열린 ‘2021 지속가능 농정포럼’의 한 주제인 ‘지역농협이 변해야 농촌이 산다’를 통해서다.

이날 대담의 발제를 맡은 정지영 한국협동조합연구소 부장은 “농촌은 현재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소득 감소, 정주여건 미흡 등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농촌과 농협은 운명공동체로 농촌이 어려우면 농협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농촌에 농협만큼 다양한 기반시설을 갖고 있는 조직이 없는데 그런 만큼 농협이 핵심 업무인 경제사업 이외에도 농촌 발전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한다. 농협의 사업에 복지를 연계하면 더 큰 상승효과를 가져와 농촌과 농협의 선순환 구조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주요사례로 5개 지역농협 사업을 꼽았다. 충남 아산 인주농협의 노인요양원(인주농협요양원), 전북 장수 장계농협의 장계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우리치과), 전남 보성 보성농협의 영농형태양광발전 사업, 전남 영암 영암농협의 유채·메밀 재배단지 조성 사업, 충북 청주 남청주농협의 오지 마을버스 사업 등이다.

이들 농협은 사업 추진을 통해 유의미한 경제·사회적 효과를 내고 있다. 인주농협요양원의 경우 지역주민들이 타지역까지 가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며 지역통합돌봄에 일조했고, 29명을 채용하는 등 일자리도 창출했다. 무엇보다 로컬푸드를 활용한 식사로 농가소득 향상에도 기여했다. 우리치과의 경우 임플란트 1회 시술을 110만원에서 90만원으로 낮춰 주민 의료비 절감 효과와 함께 주변 치과 가격 견제 역할도 했다. 보성농협과 영암농협의 사업도 농가소득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이들 농협은 공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 조직화나, 재정·인력 지원 등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는 게 정 부장의 설명이다. 농촌 주민들이 대부분 조합원인데다 농촌에서 그나마 재정적·인적 여력이 있는 곳이 농협이라서다.

정 부장은 “지역농협 사업에 있어 조합장의 의지가 중요한 만큼 혁신적 사례들이 확산되려면 모범사례를 잘 정리해 조합장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사업별 수익구조가 정교해질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의료·돌봄·교통 등 사회서비스 분야 사업은 직접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 어려운 만큼 중앙정부와 지자체, 농협중앙회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다. 더불어 지역의 사회적경제 조직과의 연대·협력도 필요하다”며 “모범사례들을 보면 직접 운영보다는 간접 운영이 수익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담에서 질문자로 나선 김성주 지역아카데미 센터장은 “지역농협이 농촌 활성화를 위해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는 것이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물꼬”라며 “지역농협이 지역종합센터로 거듭나 새로운 정체성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