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품격⑤] 경기 이천 대월농협

쌀 중심 경제사업 다각화 눈길
대한민국 명품쌀 ‘만리향’ 개발 눈앞 … 밭작물 작목반 조직·특화작물 발굴도

  • 입력 2020.11.22 18:00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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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지역농협의 핵심은 경제사업에 있다. 농민조합원이 땀 흘려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판매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농민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이 지역농협의 목적이어서다. 이에 <한국농정>은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개혁적 성향의 농협 조합장 모임 정명회와 공동으로 매월 1회 지역농협 경제사업의 모범사례를 찾아 소개하고자 한다.

지인구 경기 이천 대월농협 조합장(가운데)과 직원들이 미곡종합처리장 앞에서 임금님표 이천쌀을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인구 경기 이천 대월농협 조합장(가운데)과 직원들이 미곡종합처리장 앞에서 임금님표 이천쌀을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경기도 이천은 예로부터 임금에 쌀을 진상한 지역으로 알려진 쌀의 명산지다. ‘임금님표 이천쌀’이 유명한 이유다. 이런 이천에서 쌀 사업을 중심으로 경제사업의 활로를 개척하고 있는 농협이 있다. 바로 대월농협이다. 지난 10일 대월농협을 찾아 경제사업 전반을 확인했다.

대월농협은 지난해부터 수매 품종에 해들미를 추가했다. 올해의 경우 전체 수매량이 3,950톤인데 이 중 해들미가 439톤이다. 이천시와 농촌진흥청, 농협중앙회 이천시지부가 벼 외래 품종의 우리 품종 전환을 위해 해들미와 알찬미를 공동 개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더해 대한민국 명품쌀을 만들겠다는 각오 아래 자체적으로 ‘만리향’이라는 품종을 개발해 종자 등록을 앞두고 있다. 만리향은 누룽지 향이 은은하게 나는데다 수확량도 많고, 쓰러짐에도 강하다는 게 지인구 조합장의 설명이다. 또한 조선시대 임금에 진상된 것으로 알려진 ‘자채쌀’을 일제시대 때 빼앗겼는데 일본에서 이 원종을 회수해 오려고 노력 중이다.

대월농협은 품종 개발·수매품종 전환과 함께 품질 향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전국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비옥한 토지가 있는 만큼 산성화를 막고 지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토양관리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단백질성분분석기를 도입했다. 수매 시 단백질성분을 분석·제공해 농가에서 품질 향상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품질이 향상된 쌀은 수매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엔 과잉생산과 출혈경쟁으로 유통손실비까지 써가며 위기를 넘어야 했던 과거의 경험도 작용했다. 지 조합장은 “다수확보다 고품질 적정 생산이 농가소득 향상과 농협 운영 안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지인구 대월농협 조합장
지인구 대월농협 조합장. 사진 한승호 기자

대월농협의 사업량은 경제사업이 39%, 신용사업이 61%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경제사업 중 쌀 사업 비중이 40%다. 대월농협 사업의 핵심 축이 쌀 사업과 신용사업에 있는 것이다.

지 조합장은 “저금리시대에 금융·대출사업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지역농협이 자생력을 강화시키려면 경제사업의 뿌리를 깊게 내리고 그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 조합장이 지난 2015년 당선 이후 경제사업에 박차를 가한 이유다.

지 조합장은 무엇보다 ‘농작업에 대한 걱정은 덜고, 생산한 농산물은 다 팔아주며, 농민과 함께 행복한 지역복지농촌을 만드는 것’을 대월농협의 3대 목표로 제시했다. 실제로 당선 이후 공동육묘장부터 신설했다. 이어 콤바인·이앙기·트랙터 등 각종 농기계를 다수 구비해 농작업직영서비스에 나섰다. 농가가 신청하면 모내기부터 수확까지 일괄적으로 농작업을 대행하는 사업이다. 농가 호응도 높았다. 이는 그가 경기도 농기계은행선도농협협의회장을 맡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지 조합장은 밭작물 판매 등 경제사업 다각화도 추진했다. 농가소득이 상승해야 농민들이 지역농협을 이용하고, 그래야 지역경제가 선순환 될 수 있어서다. 대월농협이 감자와 콩 작목반을 구성하는 한편 여주 등 특화작물을 발굴해 가공까지 준비하는 이유다. 이와 맞물려 밭작물 기계화도 추진 중이다.

지 조합장의 선거 당시 공약은 ‘아들같은 조합장, 부지런한 조합장’이라고 한다. 지 조합장이 농산물 판매를 위해 양파와 감자를 둘러매고 구두를 신은 채 논밭을 뛰어다닌 것도 그래서다. 그런 그가 전국 농협에 전파시킨 사업이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한 이동판매 사업 ‘찾아가는 하나로마트’다. 농어촌을 돌며 각종 생활물자를 판매하는 일종의 황금마차다. 지 조합장과 직원들이 직접 차량을 이용해 이른 아침부터 마을 순회를 하니 편의성도 있지만 농민의 애환은 물론, 불만까지 접수하는 직접 소통의 장이 됐다.

이런 변화들에 기반해 대월농협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급격히 성장하는 사동권역에 300평 가량의 로컬푸드직매장을 포함한 하나로마트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고령농의 다품종 소량생산 농산물도 판로를 확보해야 행복한 농촌이 될 수 있다는 지 조합장의 뜻이 반영됐다.

지 조합장은 향후 친환경농업 추진 구상도 내비쳤다. 지 조합장은 “농민도 농민이지만 결국엔 소비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결국 모든 농산물은 친환경 유기농을 거대한 최종 목표로 삼고 농가 교육에 충실하며 장기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대월농협 직원들이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임금님표 이천쌀’을 가공·포장 중에 있다. 대월농협은 단백질성분분석기를 도입해 벼의 품질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0일 대월농협 직원들이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임금님표 이천쌀’을 가공·포장 중에 있다. 대월농협은 단백질성분분석기를 도입해 벼의 품질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대월농협이 지난 2017년 시작한 이동판매 사업 ‘찾아가는 하나로마트’는 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대월농협 제공
대월농협이 지난 2017년 시작한 이동판매 사업 ‘찾아가는 하나로마트’는 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대월농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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