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품목별생산자연합회 출범

전국 최초, 지역 품목별 연합으로 품목농가 권익대변 강화
당근·마늘·양배추·월동무 참여 … 전 품목으로 확대 시도

  • 입력 2020.11.22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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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 16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도 품목별생산자연합회 창립총회에서 월동무연합회 회원들이 다른 품목 생산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6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도 품목별생산자연합회 창립총회에서 월동무연합회 회원들이 다른 품목 생산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품목별생산자연합회(품목별연합회)’가 공식 출범했다. 당근·마늘·양배추·월동무 등 제주를 대표하는 품목 농민단체들이 서로 어깨를 걸고 더 큰 힘을 얻은 것이다. 지역 단위로는 전국 최초다.

제주에선 최근 몇 년 읍면별로 산재됐던 품목 농민단체들이 도 단위 조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갈수록 어려워져 가는 농업여건에 대응하기 위해 연대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품목별연합회는 이들 품목단체들이 더 큰 단위에서 연대한 조직이다. 일찍이 조직을 갖춘 제주당근연합회(회장 김은섭)와 후발주자인 제주월동무연합회(회장 강동만)·제주양배추연합회(회장 김학종)·제주도마늘생산자협회(회장 박태환) 등 네 개의 사단법인이 모여 발족했으며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회장 고권섭)과 농협 제주지역본부(본부장 변대근)가 특별회원으로 함께한다.

지난 16일 열린 창립총회에서 농민들은 강동만 제주월동무연합회장을 품목별연합회장으로 선출하고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품목별연합회는 앞으로 △월동채소 가격안정 방안 모색 △해상물류비 국고지원, 제주형경관보전직불제 도입, 제주형 농산물가격안정관리 현실화 등 정책사업 △수입농산물 저지 활동 △우리김치 살리기 및 김치자급률 법제화 운동 △협치농정 실현을 위한 대농민 홍보·지원 등의 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시작하는 사업은 우리김치 살리기 운동이다. 김치는 배추·무·마늘을 비롯해 다양한 채소류가 들어가는 식품으로,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중국산 김치가 제주 무·마늘농가의 입지를 빼앗고 모든 채소품목에 도미노 피해를 안기고 있다.

품목별연합회는 읍면동별로 우리김치 살리기 운동본부를 구성해 우리김치 애용 캠페인, 사랑의 깍두기 행사, 마늘 원산지표시 조례화 등의 활동에 나서며, 궁극적으로 김치 자급률 법제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품목별연합회 창립 전부터 오랫동안 준비해온 사업으로, 23일 도청 앞 기자회견을 계기로 운동을 본격화한다.

각 품목 대표들은 희망찬 인사말을 전했다. 박태환 제주도마늘생산자협회장은 “오늘 창립총회로 농민들의 개별 싸움이 아닌, 하나로 뭉쳐 대한민국과 제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김학종 제주양배추연합회장은 “올해 또 수입 양배추가 유통돼 농민들이 시름하고 있다. 우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 이 어려움을 뚫고 나갈 수 있다”고 독려했다.

고권섭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은 “전국에서 품목별생산자연합회가 창립된 건 처음이다. 우리가 피운 불꽃이 타올라서 전국 방방곡곡으로 번지길 바란다”며 창립총회의 의미를 드높였다.

강동만 신임 품목별연합회장은 “쉽지 않은 길이지만 농민들이 같이 모여서 가면 새로운 것들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라며 “이 모임은 전국적으로 이슈가 될 것이다. 제주도가 대한민국과 제주 농업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품목별연합회는 채소·과일 불문 모든 품목으로 회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제주친환경연합생산자회(회장 강대헌)와 출범을 준비 중인 제주시설채소연합회 등이 후발 가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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