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인상’ 아니고 ‘회복’이다… 농민들은 생계가 위험할 판”

농민의길·품목단체들, 전국농민대회 예고하며 투쟁 선포
수확기 정부비축미 방출 고려 중단·긴급 생계 지원 촉구

  • 입력 2020.11.10 01:27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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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기록적인 폭우와 냉해 등 이상기후로 인해 근래 최저 수준의 쌀 수확량이 예상되는 가운데, 농민단체들이 농정당국을 향해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농민들은 산지 쌀값 하락을 야기하는 수확철 정부비축미 방출을 고려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한편 농민들의 생계가 심각한 수준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즉각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가톨릭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쌀생산자협회,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전국배추생산자협회는 9일 국회 정문 앞에서 대표자 기자회견(사진)을 열고, 오는 14일로 예정된 전국민중대회에 앞서 정부와 국회에 농업현안 해결을 촉구했다.

정한길 가톨릭농민회 회장·농민의길 상임대표는 코로나로 온 국민들이 힘들지만 그 가운데 농민들이 가장 힘들 것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태풍에 흉년까지 들어 무엇을 먹고 살아야할지 걱정인데 정부의 추경에도, 재난지원금에도, 한국판 뉴딜에도 농업은 없고 농업예산도 3%대가 무너졌다라며 수입해서 먹고 사는 주제에 정신 못 차리고 있는 한심한 정부는 당장 농민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놔야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오는 14일 농민대회를 앞두고 투쟁을 선포하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선포했다.

남종우 양파생산자협회 회장은 우리 농촌은 인력도 굉장히 힘들게 얻고 있을 정도로 힘들다. 50일 넘는 장마와 냉해 피해로 쌀의 경우 생산량이 최대 50%까지 줄었다고 보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우리 농민들을 지원한다는 말 한마디가 없다. 국가지원금을 즉시 지원하고 공공비축미 방출을 즉시 중단하는 것만이 농민들의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효수 배추생산자협회 회장은 쌀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이 경매제도를 통해 유통되는데 이 경매제도가 50년 동안 우리 농민들을 죽여 왔다. 가격이 몇몇 자본가들에 담합되는 이 불합리한 구조 때문에 조금만 부족해도, 조금만 넘쳐도 가격이 하늘과 땅을 오가지만 정부는 50년 동안 한 가지도 바꾸지 못했다라며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중심의 경매 거래제도 개편을 촉구했다.

대표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올해 농민들의 삶은 피폐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라며 농정대전환은커녕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다. 이 정권에 농민들이 가지고 있던 기대가 우려로 바뀌고 있지만 누구 하나 바꾸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개탄했다. 이어 사상 최악의 흉년으로 인해 농민들은 임대료 주고 생산비 갚고 나면 수중에 수익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으나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비축미를 방출하려고 한다. 과연 현재 쌀값이 국민들이 부담하기 너무 어려운 수준인가? 그렇지 않다면 농민들의 소득 유지가 농정의 목표가 돼야할 것이라며 올해 재난 수준의 농작물 생산량 감소로 소득이 줄어 생계유지조차 어려운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소득이 감소해 생계가 곤란해질 정도라면 지원금으로 소득을 보전해주는 것이 어떤 정책보다도 가장 좋을 것라고 지적했다.

농민단체들은 오는 14일 서울 여의도를 비롯해 강원·충북·경남·전북·전남 등지에서 식량주권 실현과 기후위기 극복을 외치는 전국농민대회를 연다. 또 대회 직전까지 농민의길 소속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10), 전국쌀생산자협회(11), 가톨릭농민회·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12), 전국농민회총연맹(13)이 순차적으로 농정개혁을 촉구하는 국회 앞 기자회견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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