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마늘·배추협 “경매제는 불공정하다”

“가락시장에 출하 한 번 안해본 자들, 입 다물라”
농민단체 포함, 경매제 옹호론자들에 원색적 비판

  • 입력 2020.11.01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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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전국마늘생산자협회(회장 김창수)·전국배추생산자협회(회장 김효수)는 지난달 27일 가락시장 내 경쟁체제 구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매제 고수를 주장하는 보수세력엔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은 경매제의 폐단을 청산할 첫 번째 개혁과제로 꼽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도입을 촉구했지만,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견고한 방어진을 치며 맞섰다.

국회 외부에서도 논쟁은 뜨겁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지난달 21일 농민·소비자·유통인과 연대해 개혁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고 전라남도에선 아예 지자체 차원에서 압박에 나서고 있다. 반면 농민단체 연대조직인 한국농축산연합회(회장 임영호)는 경매제의 공정성·투명성, 시장도매인제의 불완전성을 들어 23일 개혁 반대 성명을 냈다.

양파·마늘·배추협회의 성명은 “가락시장에 물건 한 번 출하해 보지 않은 자들은 이제 제발 그 입을 다물라”라는 제목으로, 개혁 반대론자들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도매시장에 직접 농산물을 출하하는 농민들의 입장에서 경매가 공정하지 않다는 증거는 너무나 명확하며 공정가격 형성을 위해선 거래제도 다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세 협회는 성명에서 “국감에서 경매제의 문제점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있자마자 유통법인(경매회사)의 하수인이나 할 만한 소리가 농민단체를 대표한다고 하는 곳에서나 농식품부 관료, 그리고 학자들 입에서 여전히 뿜어져 나오고 있다. 그들이 내뱉는 소리는 악취나는 적폐 덩어리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경매를 옹호하는 농민단체들을 향해 “출하하는 농민들이 더 이상 경매만으론 안된다고 하는데 농민의 이름을 팔아 경매제가 맞다고 하는 논리를 만들고 있다”, “영혼 없는 농민단체의 목소리가 출하농민의 목소리를 덮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세 협회는 △가락시장에 다양한 경쟁시스템을 도입하라 △도매시장 개설자인 지자체에 (시장도매인제 도입 결정권 등) 중요 결정권을 이양하라 △더 이상 가락시장에 농산물을 출하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은 이야기하지 말라 등 세 가지 요구사항으로 성명 취지를 압축했다.

한편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회장 임성찬)도 지난 27일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시장도매인연합회는 국감 당시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의 발언과 이어 나온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회장 박상호)의 설명자료가 왜곡된 내용으로 시장도매인을 폄훼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특히 강서시장 시장도매인 출하대금 정산 사고를 지적한 데 대해 2009년 사고는 변제처리가 됐고 올해 사고는 출하자-전차인의 개인 일탈 문제가 있다며, 오히려 가락시장 경매제의 정산 사고가 3건으로 더 많다고 항변했다. 법인협회를 향해선 “사실을 근거로 하는 발전적 토론과 비판은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으나 다른 유통주체를 폄하하거나 명예를 실추하는 발언, 사실이 아닌 왜곡된 주장 등은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도매인연합회는 “공영도매시장의 제도 독점을 바꿔 다양한 제도가 경쟁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무엇이 소비자와 농민을 위한 길인지, 도매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길은 무엇인지 정부의 미래지향적이고 균형감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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