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의 무능과 오만 확인한 국정감사

  • 입력 2020.11.01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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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로 올해 국정감사가 끝났다. 코로나19로 국가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고 유례없는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농민들은 국정감사에 일말의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 국정감사는 맹탕국감이고 방탄국감이었다.

국정감사가 야당의 시간이라고들 했지만 정책국감보다는 정치국감, 정쟁국감에 치중하느라 농민들의 목소리가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없었다. 야당은 국감 초기에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문제로 시간을 허비하고 막바지에는 옵티머스 문제에 매달렸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농민들은 봄부터 여름 내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대다수 농민들이 일 년 농사를 망쳤지만 국회는 정부를 압박해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답답하고 한심한 노릇이다. 야당보다 더 큰 문제는 정부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국정감사 기간 내내 각종 농정현안에 방어적 자세로 일관했다. 실로 ‘방탄국감’의 진면목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민들은 올해 같으면 농사 못 짓겠다고 아우성인데 정부는 한 치도 농민들 입장이나 요구를 수렴하지 않고 자신들의 논리만을 강변했을 뿐이다. 문재인정부가 일 할 시간은 사실상 내년 일 년뿐이다. 그래서 올해 국정감사가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지금까지 문재인정부의 농정을 평가하고 조금이라도 변화의 기회를 마련했어야 했다. 그러나 관료들이 완벽히 장악한 농식품부는 농민들의 입장이나 대통령의 개혁의지를 간단히 무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식량자급률 제고가 국제적으로 중요시되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전무하다. 올해 내내 농민들을 괴롭힌 자연재해는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재해보험의 한계를 뚜렷이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현수 장관은 “보험은 보험다워야 한다”고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제 자연재해에 대한 새로운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한데 보험사 어려움만 말할 뿐 대안은 철저히 외면하는 행태를 고수했다.

그 뿐 아니다. 예산문제에서는 농민들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지만 농식품부는 무능하고 무기력할 뿐이다. 코로나19로 세 차례의 추경이 있었으나 농업예산은 전무했다. 특히 3차 추경에서는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이 있었지만 농민들은 예외였다. 역대 최대 확장 예산에도 농업예산 증가율은 국가 전체 예산 증가율의 절반에 못 미치고 있다.

농산물유통의 현안으로 떠오른 가락시장 개혁은 김현수 장관이 앞장서서 가로막고 있다. 농민들은 경매제에 대한 문제를 10여년 째 지적하고 있지만 해결책 없이 시장도매인제 도입만 막고 있다. 직불금 예산 증액 문제, 직불금 수령대상 제외 문제 등도 지적됐지만 단 한 가지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았다. 농식품부가 농민들의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고 무능하고 무책임한 모습과 오만으로 일관한 국정감사였다는 게 대다수 농민들의 평가이다. 김현수 장관과 농식품부의 자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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