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몰린 경마 종사자 “온라인 경마 허용하라”

경주마 144두 상장했는데 2두만 낙찰 … 경마 중단되며 생산기반 붕괴 중
“마사회, 말산업진흥공단으로 거듭나야” 전문직·기술직 우대 조직재편 제안

  • 입력 2020.10.25 18:00
  • 수정 2020.10.26 12:33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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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경마 중단으로 위기에 처한 경주마 생산자와 경마산업 종사자들이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하라며 정부와 국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나아가 한국마사회 조직을 대대적으로 재편해 경마시행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제주마생산자협회 등 12개 말산업 관련단체가 모인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회장 김창만, 경마산업비대위)는 지난 19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온라인 마권 발매 입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엔 100여명이 참석해 농식품부와 한국마사회에 관련 법안 통과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라고 요구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2월 23일부터 일반 고객이 참여하는 경마 시행이 중단돼 경주마 생산자를 포함한 경마산업 관련 종사자들은 전례없는 위기에 몰려있다. 특히 최근 2차례의 경주마 경매가 열려 144두의 경주마가 상장됐지만 고작 2두만이 낙찰되는 등 생산기반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집회엔 제주와 내륙의 말 생산자들이 직접 생산한 말도 동원됐다. 한 경주마 생산자는 “얼마나 절박하면 멀리 제주에서 내륙까지 말을 데려왔겠냐”면서 “말산업계의 절박함을 알고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경마산업비대위는 이날 농식품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마 생산자, 마주, 조교사, 기수, 조련사, 경마정보사업자, 유통업자, 매점·식당 운영자, 전문지판매소 운영자 등 대부분의 관련 종사자들이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라며 “100여개가 넘는 경마시행국에서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2~3개 나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경마산업 비대위는 같은날 경마시행 시스템의 전면 재편을 주장하는 별도의 성명도 내놓았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말산업육성법과 한국마사회법을 하나로 합쳐 말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 그 법에 의해 한국마사회는 가칭 말산업진흥공단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마산업 비대위는 “경마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전문직과 기술직을 우대하는 시스템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면서 “경마시행은 말산업진흥공단의 산하기관이 맡아 행정직과 사무직을 대폭 축소하고 전문직과 기술직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마산업 비대위는 이날부터 21일까지는 농식품부 앞에서, 22일과 23일엔 국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온라인 마권 발매를 촉구하는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온라인 마권 발매를 촉구하는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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