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흉작, 쌀값으로 농가소득 지지해야

  • 입력 2020.10.09 21:54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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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쌀 수확기에 접어들면서 농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일 년 내내 이상기후로 애를 태우면서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이 가벼운 볏단에 허탈해 하고 있다. 유례없이 긴 장마 그리고 태풍까지 끊이지 않는 자연재해와 이어진 병충해로 벼의 작황이 최악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쌀 관측 10월호’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을 368만4,000톤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흉작이라고 했던 작년 생산량과 비교해 1.6% 감소한 것이고, 평년생산량 대비 9.8% 감소한 것이다. 지금까지 쌀 생산량은 최소 420만톤 이상을 유지했다.

그러나 2017년 397만톤으로 400만톤 이하로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지속적으로 쌀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그중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쌀 생산량은 역대 최저 생산량이다. 최악의 흉년이면서 최저생산량을 기록한 것이다.

현장 농민들이 체감하는 생산량은 이보다 더 낮다. 한참 수확 중인 농민들은 수확량이 20~30%까지 감소했다고 체감도를 말한다. 여기에 더해 도정수율이 예년에 비해 1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확량이 감소됐는데 도정수율 하락까지 겹치면서 농민들의 피해가 가중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농민들은 쌀값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생산량이 줄어든 만큼 가격이 올라 적자농사를 면하기 위해서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쌀생산자협회는 수확기 정부의 구곡방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상 최악의 쌀 생산량인 상황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수확기 쌀값 형성에 개입하기 위해 구곡 방출에 나선다면 농가손실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수확기에 2만여톤의 구곡을 방출해 수확기 쌀값 상승을 억제한 바 있다. 2만톤은 적은 물량이지만 정부가 개입한다는 신호는 시장에 주는 파장이 막대하다.

올해 농민들은 자연재해로 어떤 농산물도 정상적인 수확을 하지 못했다. 그나마 쌀값이라도 제대로 받도록 해 농가소득을 지지해줘야 한다. 아울러 농협 우선지급금 7만원(조곡 40kg 기준) 이상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농협 수매대금 우선지급금이 수확기 산지 쌀값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민간RPC 쌀값은 지역농협의 우선지급금에 얼마를 더해서 결정하고 있다. 농협의 우선지급금은 산지 쌀값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올해 쌀 작황을 추정해 보면 신곡수요량을 맞추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농에서는 최소 10만톤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단경기에 쌀값이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농협RPC 경영 호조가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지급금을 7만원 이상 결정해도 경영에 큰 문제가 없다.

코로나19로 농민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다고 자연재해와 병충해로 농민들은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올해 남은 마지막 소득원이 쌀값이다. 정부는 쌀값 조정용 시장개입을 억제하고 농협은 우선지급금을 현실화해서 농민소득을 지지하는 것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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