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배려 있어야 농촌의료 사각지대 해소”

[인터뷰] 오도창 영양군수

  • 입력 2020.09.27 18:00
  • 수정 2020.09.28 09:41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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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사진 강찬구 기자]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이 안 오면 어떡하나.” 영양지역 보건의료 상황을 취재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우려다. 농촌지역의 의료공백이 지역소멸 문제와 맞닿아 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급하게 잡은 약속이었는데도 막힘없이 인터뷰에 응했다. 오 군수는 “주민의 생존권이 달렸다”면서 인터뷰 내내 절박함을 호소했다.

지역내 의료현황 어떻게 보나?

오일장에 가면 어르신들이 90% 이상인데 다들 걸음걸이가 불편하다. 근골격계에 다 무리가 온 것이다. 그래서 주로 정형외과 통증치료를 바란다. 그런데 영양군은 정형외과 의사는 커녕 물리치료사를 구하지 못한 지 오래다. 오죽하면 수영장을 짓는다. 아쿠아로빅을 통한 수클리닉 사업으로 근골격계 통증을 완화하려는 것이다.

영양군으로는 의료인력이 오질 않는다. 간호사는 과거에 간호사 자격증을 땄으면 재취업시키고 있다. 의사, 물리치료사, 임상치료사는 근무를 하려 하질 않는다.

영양병원에 군에서 10억원 가량 지원했는데도 올해만 7억원 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 만약 영양병원마저 없으면 어떻게 될까? 한밤에 급체를 하면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안동시까지 가야 한다. 농촌노인들은 걸어서 100미터 이동도 힘든데 자동차가 있어도 1시간에서 2시간은 걸린다. 자동차가 없어서 택시를 타면 10만원이 나온다.

영양군만 그런 게 아니다. 인근의 다른 지역들도 마찬가지다. 지방의료인력을 확충할 방안으로 공공의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지지한다. 그래야 의사가 지역에 오지 엘리트만 뽑아서야 해결이 안 된다.

접근성 문제도 있는데?

영양군은 기차역이 없고 고속도로도 없고 4차로도 없는 교통 오지지역이다. 그런 외부적인 요인이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다.

대중교통 수요는 인구가 감소한다고 줄어들지 않는다. 어르신들에겐 대중교통이 필요하다. 영양군은 마을버스가 동행버스란 이름으로 동네까지 가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행복택시 사업으로 오지마을 주민들은 버스요금인 1,300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군에서 지원하고 있다.

지역에 공공의료체계 구축하려면?

한 주민은 신장투석을 받으려 1주일에 3번이나 안동까지 가야 한다. 신장투석 받는데 하루 일과가 다 끝난다.

지금은 의료체계가 경제논리로 짜여져 있다.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정책은 우수의료기관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지금 영양지역은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1년에 400명 이상 사망하는데 출생은 60명 수준이다. 시설을 갖춰야 지원을 한다는데 그러다보니 소외된 농촌을 더욱 소외시키고 있다. 영양군은 권역·지역책임의료기관 지정, 지역우수병원 지정, 혈액투석 의료취약지 지원, 공공의료기능보강사업 등 중앙차원의 의료정책에서 번번이 제외돼 있다.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가 없다. 중앙정부의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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