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노인 위한 사회보장정책 시급하다

  • 입력 2020.09.27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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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은 사람들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들었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기에 충분했다. 힘든 상황일수록 서로 의지하고 힘을 주며 극복해나가야 하는 것이 필요한데 코로나19는 ‘함께 하는 것’을 금지했다. 감염증의 공포보다 더한 외로움이 서서히 우리 사회에 퍼져나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차단했고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들도 함께 차단해 버렸다. 직장생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은 먹고 사는 문제에 고통을 안겨주었고 농촌의 소득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또한 이제는 경제활동에서 조금 멀어진 노인층에게 경제적 어려움에 더해 고독감이라는 고통마저 안겨주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소외돼 있는 농촌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깊은 수면 아래 감춰져 바깥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마을회관, 경로당이 문을 닫고 마을활동이 침체되면서 농촌노인들은 고독감에 힘들어하고 있다. 농촌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도시보다 농촌의 인구노령화는 20년 이상이나 앞서 있다.

돌봐줄 자식들은 대부분 도시에 나가있는 상황 속에 농촌노인들의 일상을 점검해줄 수 있는 방안은 마을주민들의 돌봄과 사회보장제도뿐이다. 배우자 없이 홀로 살아가는 독거노인들에게 닥친 고독감과 불안감은 극심하지만 그들은 위험의 사각지대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

농촌노인들에게는 오랜 세월 노동으로 얻게 된 질병과 가난이 남겨져 있다. 여러 종류의 약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읍내로 수시로 왕래해야 하지만 농촌지역의 열악한 교통시설은 그마저도 여의치 않게 만든다. 인구가 줄어드니 사회서비스도 줄고 사회서비스가 불편하니 농촌은 젊은 사람들이 오지 않는 곳이 돼 버렸다.

생활인프라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지역에서는 삶의 질 저하뿐 아니라 상대적인 박탈감마저 느끼게 된다. 우리 사회의 사회보장은 외형적 틀을 잘 갖춘 채 발전돼 가고 있지만 여기에서도 농촌노인은 사각지대에 있을 뿐이다.

사회서비스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사회적으로 제공돼야 하기 때문에 농촌노인에게도 마땅히 사회서비스가 보장돼야 한다.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사회서비스를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어야 지속가능한 지역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

농촌지역의 사회인프라 구축은 사람이 되돌아 올 수 있는 농촌정책으로 함께 추진돼야 하는데 이 중에서도 시급한 게 바로 의료서비스다. 농사일의 특성상 농민들에게는 근골격계 질환이 많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근골격계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에, 근골격계 만성통증으로 고통 받는 농촌노인들 치료를 위한 의료서비스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농촌노인들에게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마을에서 품위 있게 늙어갈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지역의 요양병원에서 쓸쓸히 생의 마지막을 보내지 않게 노인의 생활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사회보장정책이 하루속히 구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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