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은 2년 전 평양에서 가슴 뛰는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평양 릉라도 5.1경기장에서 15만 평양시민을 앞에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통일을 희망하는 연설을 한 날이다.
이때의 감동은 북측의 최고지도자는 물론 2,500만 북녘동포 모두와 대한민국의 시민 대중 전체의 가슴 속에 생생히 살아있다고 말한다. 남과 북의 모든 사람들은 물론 해외동포들도 곧 통일이 눈앞에 있고, 그동안 꽉 막혀있던 혈맥이 곧 뚫릴 줄 알았다.
그러나 그 기대에 부푼 꿈을 허망하게 보내고 2년이 지난 지금은 참담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 좋은 시절(?)을 속절없이 흘려보내고, 남 탓만 하다 오늘을 맞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9월 평양공동선언의 “양 정상은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는 구절을 새겨보면서 2년 동안 지키지 못함을 인정하고, 그 약속 이행을 선언하면서 주인의식을 갖고 당당하게 자주적으로 엉클어진 남북관계를 복원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또다시 전쟁의 공포 없이 평화롭게 살고자 함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 지난 8월 15일 개신교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집단적으로 사람들이 모여 코로나19 확진자를 만들어낸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난 남쪽의 교회에 비해 북쪽의 개신교 교회는 어떨까?
일요일인 10월 8일(2017년) 오전 10시 평양시 봉수교회를 찾았다. 거의 3년 전이지만, 1년 전에도 비슷했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북녘에도 기독교가 있다는 것 알고 있었지만 진짜 종교의 자유가 있는 것일까? 어느 정도일까? 하는 의문을 마음 한구석에 품은 채였다.
그동안 북녘의 교회나 예배장면을 보긴 했지만 형식적이거나 연출된 장면일 수 있다고 생각했고, 예배도 우리식과는 무척 다를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실제 내가 눈으로 보고 취재한 바로는 우리의 기독교 예배와 같았다. 신자들은 피아노 반주에 맞춰 찬송가를 불렀다. 이때 제단 뒤에 있는 스크린에 해당 찬송가 구절이 표시됐다. “예수 앞에 나가면 모든 죄 사하고…”라는 찬송가가 끝나면 “아멘”하고 성도들이 응대했다.
그리고 성경 시편 40장 1절부터 9절까지를 읽었다. “여호와” “주님”이라는 단어가 또렷이 들렸다. 목사님의 설교도 우리와 다를 바 없었다. 소위 체제를 선전하는 말은 전혀 없고 “…말씀을 듣고 은혜를 받고저 합니다”라는 표현도 들렸다.
설교 끝에 신도들이 “아멘”하고 답했고, 함께 기도를 했다. 봉사자가 헌금 바구니를 들고 도는 것도 같다. “언제나 은총을 내리시는 하느님 아버지…”하면서 마침기도까지 했다. 북녘의 교회도 세계 어느 나라에서 예배드리는 모습과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