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농가경제 자료 분석결과 과수·채소·벼·축산 등 모든 품목의 농업소득이 감소했다. 문제는 올해 농가경제 역시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농업정책과 제도를 더 적극적으로 농가소득 증진에 맞춰야 하는 이유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은 지난달 24일 ‘2019년 농가경제 실태와 시사점’을 발표했다.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 농가경제 자료를 보다 세밀히 분석해, 농업과 농촌의 경제실태를 진단할 수 있는 근거와 개선점을 제시하고 있다.
2019년 농가소득은 전년보다 2.1% 감소했고 이 중 농업소득은 전년대비 무려 20.6%나 감소했다.
농경연은 지난해 농업소득 감소 이유로 △(벼)생산단수 감소 △(논벼)쌀 변동직불금 지급 지연 △(과수·채소)수급불균형과 재해에 따른 품위 저하 등을 들었다.
논벼 농가의 경우 농업소득이 352만원 감소한 반면 농외소득과 이전소득이 38만원 증가하는 데 그쳐 이를 종합한 농가소득은 전년대비 7.8% 감소했다. 2019년 산지쌀값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됐지만 생산단수가 2015~2018년 평균보다 적었다. 또 변동직불금 지급이 다음해로 이월된 것이 농가소득이 낮아진 원인 중 하나다.
과수 농가의 경우는 수급불균형과 재해 영향이 농업소득 감소에 심각한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과·배·포도의 경우 생산량이 전년보다 늘어 공급과잉 상황이 연출됐고, 배 등은 태풍피해로 품위가 낮은 과수가 출하돼 가격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업총수입은 전년대비 554만원 하락(11.7%↓)하고 농업소득은 전년대비 659만원 감소(31.3%↓)했다. 경영비가 전년보다 4% 늘어나 것도 큰 부담을 줬다. 다만 농외소득과 이전소득이 342만원 증가해 농가소득은 전년대비 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 농가의 경우도 과수 농가와 마찬가지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집중됐다. 2019년 상반기 양파·마늘 과잉공급에 따른 가격폭락이 있었고 근채류 역시 고랭지와 봄배추·무 가격이 낮게 형성됐다. 9~10월 집중호우 탓에 고랭지·가을·겨울배추, 가을·월동무 작황이 악화된 것도 소득저하의 원인으로 꼽힌다. 종합적으로 채소농가의 지난해 농업총수입과 농업소득은 전년대비 각각 242만원(6.3%↓), 248만원(17.7%↓) 감소했다. 하지만 과수 농가와 비교해 농업소득 감소분과 농외·이전소득 증가분이 상대적으로 작아 농업소득은 6.3% 줄었다.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 축산농가도 지난해 농업소득이 941만원 줄었다. 하지만 농외소득과 이전소득이 560만원 늘어 농가소득 감소 폭은 3.5% 수준이다. 2019년 도축두수(소 87만두, 돼지 1,737만두)의 경우 2018년(소 89만두, 돼지 1,783만두)보다 소폭 감소했다. 그럼에도 소·돼지 농가수취가격이 2018~2019년 등락세를 보였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2019년 하반기 돼지 농가수취가격이 생산과잉 탓에 급격히 낮아졌다. 축산경영비는 전년도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결국 총수입 감소가 농업소득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결론이다.
소득불평등이 점차 심화되는 상황이라는 것도 중점 체크사항이다.
농경연은 “코로나19로 생산액이 감소하고 외국인 노동자 입국 제한에 따른 일손 부족 등이 상당기간 농업소득 감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기후위기가 농가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급부상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부실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농경연은 “2020년 장마와 호우 피해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이상기후에 따른 대규모 피해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면서 “농작물재해보험 등 위험관리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