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살림살이, 지난해 ‘최악’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19 농가경제 실태 분석’ 발표
논벼, 산지쌀값 높았으나 단수 줄고 변동직불 지급 미뤄져
과수, 공급과잉 상황에 태풍피해로 저품위 출하 영향
채소, 수급불균형과 자연재해·작황부진 동반 작용
축산, 소비감소로 농가수취가격 하향세

  • 입력 2020.09.06 18:00
  • 수정 2020.09.06 18:52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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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농가경제 자료 분석결과 과수·채소·벼·축산 등 모든 품목의 농업소득이 감소했다. 문제는 올해 농가경제 역시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농업정책과 제도를 더 적극적으로 농가소득 증진에 맞춰야 하는 이유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은 지난달 24일 ‘2019년 농가경제 실태와 시사점’을 발표했다.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 농가경제 자료를 보다 세밀히 분석해, 농업과 농촌의 경제실태를 진단할 수 있는 근거와 개선점을 제시하고 있다.

2019년 농가소득은 전년보다 2.1% 감소했고 이 중 농업소득은 전년대비 무려 20.6%나 감소했다.

농경연은 지난해 농업소득 감소 이유로 △(벼)생산단수 감소 △(논벼)쌀 변동직불금 지급 지연 △(과수·채소)수급불균형과 재해에 따른 품위 저하 등을 들었다.

 

논벼 농가의 경우 농업소득이 352만원 감소한 반면 농외소득과 이전소득이 38만원 증가하는 데 그쳐 이를 종합한 농가소득은 전년대비 7.8% 감소했다. 2019년 산지쌀값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됐지만 생산단수가 2015~2018년 평균보다 적었다. 또 변동직불금 지급이 다음해로 이월된 것이 농가소득이 낮아진 원인 중 하나다.

과수 농가의 경우는 수급불균형과 재해 영향이 농업소득 감소에 심각한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과·배·포도의 경우 생산량이 전년보다 늘어 공급과잉 상황이 연출됐고, 배 등은 태풍피해로 품위가 낮은 과수가 출하돼 가격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업총수입은 전년대비 554만원 하락(11.7%↓)하고 농업소득은 전년대비 659만원 감소(31.3%↓)했다. 경영비가 전년보다 4% 늘어나 것도 큰 부담을 줬다. 다만 농외소득과 이전소득이 342만원 증가해 농가소득은 전년대비 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 농가의 경우도 과수 농가와 마찬가지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집중됐다. 2019년 상반기 양파·마늘 과잉공급에 따른 가격폭락이 있었고 근채류 역시 고랭지와 봄배추·무 가격이 낮게 형성됐다. 9~10월 집중호우 탓에 고랭지·가을·겨울배추, 가을·월동무 작황이 악화된 것도 소득저하의 원인으로 꼽힌다. 종합적으로 채소농가의 지난해 농업총수입과 농업소득은 전년대비 각각 242만원(6.3%↓), 248만원(17.7%↓) 감소했다. 하지만 과수 농가와 비교해 농업소득 감소분과 농외·이전소득 증가분이 상대적으로 작아 농업소득은 6.3% 줄었다.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 축산농가도 지난해 농업소득이 941만원 줄었다. 하지만 농외소득과 이전소득이 560만원 늘어 농가소득 감소 폭은 3.5% 수준이다. 2019년 도축두수(소 87만두, 돼지 1,737만두)의 경우 2018년(소 89만두, 돼지 1,783만두)보다 소폭 감소했다. 그럼에도 소·돼지 농가수취가격이 2018~2019년 등락세를 보였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2019년 하반기 돼지 농가수취가격이 생산과잉 탓에 급격히 낮아졌다. 축산경영비는 전년도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결국 총수입 감소가 농업소득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결론이다.

소득불평등이 점차 심화되는 상황이라는 것도 중점 체크사항이다.

농경연은 “코로나19로 생산액이 감소하고 외국인 노동자 입국 제한에 따른 일손 부족 등이 상당기간 농업소득 감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기후위기가 농가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급부상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부실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농경연은 “2020년 장마와 호우 피해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이상기후에 따른 대규모 피해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면서 “농작물재해보험 등 위험관리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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