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창립일, 540억원 ‘잔치’

지역농협서도 지원금 지급

  • 입력 2020.09.06 18:00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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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농협 관련 한 노조는 지난 8월 농협중앙회 59주년 창립기념일을 맞이해 노사합의로 200만원 상당의 지원금과 기념품을 받게 됐음을 조합원에 알렸다.
농협 관련 한 노조는 지난 8월 농협중앙회 59주년 창립기념일을 맞이해 노사합의로 200만원 상당의 지원금과 기념품을 받게 됐음을 조합원에 알렸다.

농협중앙회와 경제·금융지주, 계열사가 지난달 15일 농협중앙회 59주년 창립기념일을 맞이해 직원들에게 540억원 이상의 지원금과 기념품 등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중앙회와 경제·금융지주, 계열사는 노사교섭을 통해 최근 수년간 100만원 대의 지원금과 기념품을 지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의 경우 예년보다 100만원이 늘어 200만원 상당을 지원했다.

지원금과 기념품은 현금 100만원과 상품권 50만원, 복지포인트 30만원, 농협몰포인트 20만원 등이다. 농협중앙회와 각 지주, 계열사 총 직원이 대략 2만7,000명가량인데 단순 계산하면 540억원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정규직에 비해 60% 수준을 지원받았다. 현금 50만원과 상품권 30만원, 복지포인트 20만원, 농협몰포인트 20만원 등이다. 이와 관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같은 사무실에서 비슷한 업무를 함에도 고용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로 창립기념일 지원과 명절상여금 등에 있어 정규직의 50% 정도만 받아왔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지원과 관련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직원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해온 터라 사기 진작 차원에서 지급된 것으로 복지 차원의 지원이 아닌 성과급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농협에서도 창립기념일을 기념해 직원들이 지원금을 받았다. 충남의 한 지역농협의 경우 40여명의 직원들에게 창립기념일을 맞아 복리후생비로 50만원씩을 지급했다. 2,200만원가량으로 “직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매년 사업계획에 따라 이사회 승인을 받고 이뤄진 일”이라는 게 조합장의 설명이다.

전국에 1,118곳의 농협이 있는데 많은 농협에서 이 같은 지원이 이뤄졌다. 물론 지역농협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지원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선 농협중앙회 8대법인으로 알려진 농협중앙회와 경제·금융지주,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농협 하나로유통, 농협양곡 등의 직원 평균연봉이 7,703만원으로 나타났다. 연봉 1억원 이상인 직원도 3,87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정운천 의원은 “농민 숫자는 급감하고 농업소득은 정체되는 등 우리 농업농촌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농협이 농협만을 위한 조직이 되어가고 있다”며 “농협이 임직원 배불리기보다는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강력한 조직쇄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협중앙회와 각 계열사, 지역농협의 창립기념일 지원금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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