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일과 면역력의 상관관계

  • 입력 2020.08.30 18:00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홍수에 떠내려가다가 지붕 위로 피신한 소들의 모습은, 이번 장마로 인한 농부님들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애써 지은 1년 농사가 홍수에 다 휩쓸려 가버렸으니 농부님들의 심정은 그야말로 지붕 위에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소처럼 막막하기만 합니다.

여기에 장마가 끝나나 싶더니 다시 또 코로나가 창궐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5개월 만에 확진자가 200명을 넘었다는 불길한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란 표현은 딱 이럴 때를 두고 나온 말 같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때일수록 마음을 돈독히 하셔야만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 마음까지 상심하신 상태로 일에 나섰다간 자칫 신체의 면역력이 크게 떨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힘든 시기에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건강을 위해 백이면 백 거의 모든 의사들이 권유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운동을 열심히 하라는 권유일 것입니다. 그런데 몸을 움직여 신체적 활동을 하는 걸 운동이라 한다면 우리 농부님들이야말로 이 지구상에서 가장 운동을 열심히 하시는 분들인데, 이런 분들께도 어김없이 따로 운동을 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야기를 전개하기 전에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과연 가장 운동을 열심히 한다는 전문 체육인들은 얼마나 오래 살까요?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직업군별로 그룹을 나눠 평균수명을 통계 내 본 결과, 놀랍게도 전문 체육인 그룹에 속한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높은 그룹들과 무려 열 살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적었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그것은 바로 대부분의 전문체육인들이 하는 운동은 의무감에서 억지로, 또는 상대와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심한 부담감 속에서 전개하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운동이지만 실은 중노동과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히려 이런 운동은 하면 할수록 우리 몸의 면역력을 더욱 떨어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몸에 좋다는 운동도 이 지경인데 요즘 같은 더위에 상심한 상태로 일을 한다면 이것의 해로움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암담한 것처럼 보이는 이 순간, 여기에 반전의 계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이 논리를 뒤집어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즉, 일로 움직여도 즐거운 마음으로 움직인다면 운동과 비슷한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가끔은 쉬면서 허리도 풀어주고 어깨도 풀어주면서 쉬엄쉬엄 한다면, 그리고 물건을 들고 나를 때도 적당한 무게를 맞춰서 운동이라 생각하며 즐겁게 욕심내지 않고 진행한다면 일을 하면서도 몸을 살리는 운동을 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느냐 못하느냐는 마음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란 말이 있습니다. 지붕 위로 피신했다가 구출된 소가 쌍둥이 송아지를 순산했다는 소식에 위로를 받듯이, 어려움을 참고 견디다 보면 웃을 날이 반드시 찾아온다는 세상이치가 바로 이 ‘새옹지마’란 말 속에 담겨 있습니다. 암담한 상황이지만 이 상황이 역전돼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거라는 낙관적 희망이 바로 우리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요점이란 것입니다.

농부님들의 상황이 나락 직전이지만, 땀 흘린 만큼 그 대가가 주어지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원하는 주위의 사람들과 연대해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희망과 낙관적 태도가 우리의 면역력을 지켜주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힘들지만 일도 지혜롭게 잘만하면 우리의 건강을 지켜낼 수 있는 운동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면서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내시길 간절히 기원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