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산 마늘 재배면적 10% 감축 추진

재배의향 감소 분위기 속
공격적인 추가 감축 추진
양파는 현 수준 유지키로

  • 입력 2020.08.23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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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협중앙회가 내년산 마늘 재배면적을 10% 줄이기 위해 홍보에 나섰다. 한승호 기자
농협중앙회가 내년산 마늘 재배면적을 10% 줄이기 위해 홍보에 나섰다. 한승호 기자

농협중앙회(회장 이성희)가 내년산 마늘 재배면적 ‘10%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산지 홍보·지도에 나섰다. 평년 재배면적보다도 훨씬 적은 재배를 유도하겠다는 공격적인 감축 계획이다.

올해산 마늘 재배면적은 2만5,376ha였다. 평년(2만4,603ha)보다 늘어난 면적에 기상호조가 겹치면서 폭락이 우려됐지만, 1,500ha(대서종 1,000ha, 남도종 500ha) 산지폐기를 감행하면서 가격지지에 성공했다.

1,500ha를 폐기했을 때 가격이 안정됐다는 건, 간단히 생각해 내년산 마늘은 올해보다 1,500ha를 적게 심으면 적정 면적이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농협이 감축 목표로 세운 ‘10%’는 이보다 1,000ha가 많은 약 2,500ha다.

이처럼 과감한 감축 계획이 나온 건 남도종·한지형 마늘 때문이다. 올해 1,500ha 산지폐기로 인해 대서종은 충분히 보호를 받았지만 정책의 변두리로 내몰린 남도종·한지형은 가격 붕괴를 피하지 못했다. 농협은 모든 마늘 품종이 제 값을 받기 위해선 기본 1,500ha 감축에 더해 남도종·한지형 각각 500ha의 추가 감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즉, 1,500ha+500ha+500ha=2,500ha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이 조사한 내년산 마늘 재배의향면적은 전년(올해산)대비 4% 줄어든 2만4,340ha다. 가격이 저조했던 남도종·한지형을 중심으로 이미 재배의향이 떨어져 있지만, 농협은 추가 감축을 시도하려는 것이다.

반면 양파의 경우 올해 조생·중만생 모두 가격이 적절했던 만큼 재배면적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농경연이 조사한 재배의향면적도 1만7,779ha로 올해산(1만7,930ha)과 거의 변동이 없어 비교적 상황이 안정적이다.

농협과 농식품부는 지난달 29일 제주를 시작으로 이달 21~28일 사이 전국 양파·마늘 생산지를 돌며 농민들과 적정재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덧붙여 수급조절을 주도해야 할 마늘·양파 의무자조금도 각각 지난 18일·19일에 발족이 예정돼 있었지만 역시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내년산 수급조절은 하릴없이 농협의 주도(농식품부 개입)하에 추진되고 있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회장 김창수)는 농협의 이번 재배면적 감축 시도에 대해 △정확한 생산·소비 통계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수입에 자리를 내주기 위한 면적감축은 안 된다 △정부 주도하에 책임 있는 보상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비판적 검토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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