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경제사업, 매년 하락세

농특위 좋은농협위, ‘농협 지주회사 체제 점검’ 포럼 개최

  • 입력 2020.08.16 18:00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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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신용·경제사업 분리를 골자로 한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은 민주적 운영 체계 확보와 사업 전문성 강화, 신용사업 위기 대응 등이 주요 목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농협 경제·금융지주 등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완료한 농협에 여전히 여러 문제가 산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2년부터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매년 이뤄진 농협 경제사업 평가 결과 총괄 점수가 지속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문제는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가 농협의 지속가능 미래 발전을 위한 조직구조를 모색 중인 가운데 ‘농협 지주회사 체제 점검’을 주제로 지난 6일 개최한 2차 공개포럼을 통해서 드러났다(사진).

포럼 발제는 농협 경제사업 평가 연구용역을 해온 한국협동조합연구소의 김종안 소장이 맡았다. 김 소장에 의하면 농협에 지주체제가 들어섰지만 농협중앙회 중심 지배구조 문제는 여전하다. 농협 경제지주는 농협중앙회가 100% 절대주주이면서 이사의 절반 이상을 농협중앙회 이사가 겸직하는 구조다. 주요 투자 계획은 농협 경제지주 이사회 의결뿐만 아니라 농협중앙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또한 농협 경제지주와 계열사 비상근 이사 중 조합장 비율이 51.6%에 달한다. 이에 반해 농협 금융지주와 계열사는 6.3%, 교육지원 계열사는 34.3% 정도다. 농협중앙회의 막강한 영향력이 농협 경제지주의 전문성 강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농협 본연의 목적과 맞닿아 있는 경제사업이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농협 경제사업 평가의 핵심은 판매농협 구현과 책임판매 물량 50% 이상 달성이다. 2019년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 책임판매 실적을 추정한 결과 30.52%를 달성할 것으로 나타났다. 부분별로는 원예 26.67%, 양곡 44.06%, 축산 30.26%다. 2020년 추정 실적은 2011년 책임판매 비율인 11.20%에 비춰보면 3배 가까이 늘었지만, 50% 이상이라는 목표치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이에 더해 농협 경제사업 평가 총괄 점수는 2013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농업경제는 2013년 88.34점에서 연평균 3.30%씩 하락, 지난해 72.24점을 받았다. 축산경제도 2013년 83.08점에서 연평균 4.52%씩 하락, 지난해 62.95점을 받았다. 이는 판매 실적과 더불어 경제사업 활성화 목표 관리, 개선 권고사항 수용 등 경제사업 전반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김 소장은 이날 조직 구조에 있어 명확한 책임경영체계 확립 미흡을 중요 문제로 지적했다. 사업구조 개편의 주요 목적이 경제사업 전문성 강화였던 만큼 농협 경제지주의 자체적인 인사권을 보장해 독립경영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5년 이후 농협중앙회 간부 직원 계열사 임원 선임 개선 등 농협 경제지주에 대한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대안을 권고했지만 현재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더불어 김 소장은 경제사업 전문성 강화를 위한 역할 조정도 제안했다. 경제사업보다 지역농협 경제사업 지도 위주로 운영되는 농협 경제지주의 사업방향을 바로 잡아야 하고, 이를 위해 농협중앙회와 농협 경제지주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농협중앙회가 지역농협 경제사업에 대한 지도·지원 기능을 수행하고, 농협 경제지주는 도·소매 중심의 직접 사업을 강화하는 방식이 고려될 수 있다.

이어진 참석 위원 토론에선 농협 지주회사 체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연합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체제 재전환에 따른 법적 문제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에 현 체제를 유지한 채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립했다. 이와 관련 강기갑 농특위 좋은농협위원장은 “농협 사업구조 개편에서 지주회사 체제는 사업 전문성 강화를 목적으로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독자적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협동조합의 원리나 원칙에 따른 구조와는 역행하는 것으로 그 목적성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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