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기침의 한의학적 치료

  • 입력 2020.08.09 18:00
  • 기자명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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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기침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가래입니다. 가래를 없애는 데 가장 유명한 약재가 도라지입니다. 감기가 오래가면 보통 배와 도라지를 같이 끓여서 배도라지청을 만들어 먹이는 걸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도라지를 먹으면 가래가 줄어들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도라지를 먹으면 가래가 늘어납니다. 왜 가래가 늘어날까요? 도라지가 기관지 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도라지 때문에 기관지는 평소보다 더 많은 점액을 분비합니다. 그러면 끈적끈적한 가래가 묽어집니다. 끈끈했던 가래는 더 잘 뱉어집니다. 그렇게 충분히 가래가 나오고 나면 기침은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가래가 아예 없는 마른 기침도 있습니다. 마른 기침에는 맥문동탕을 주로 사용합니다. 묽은 가래, 물처럼 맑은 콧물이 줄줄 나는 기침도 있습니다. 이런 습한 기침에는 소청룡탕을 주로 사용합니다. 끈끈한 하얀 가래가 나올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행소탕을 주로 사용합니다. 끈끈한 누런 가래, 찐득한 누런 코가 나오는 기침도 있습니다. 이 때는 방풍통성산이나 갈근해기탕을 주로 사용합니다.

기관지가 좁아져 있고, 때로는 숨이 차며, 땀도 잘 나지 않으며, 땀을 내면 시원한 사람에게는 마행감석탕을 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땀이 잘 나고, 땀을 내면 힘든 사람에게는 보중익기탕을 주로 사용합니다.

눈과 코가 가렵고, 뒤로 콧물이 넘어가며, 혹은 중이염이 동반된 기침도 있습니다. 체질에 따라 소음인에게는 삼소음을, 태음인에게는 갈근해기탕을, 소양인에게는 형개연교탕을 주로 사용합니다.

밤에만 기침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음(陰)이 부족해져서 그렇다고 봅니다. 폐(허파)의 음이 부족해지면 자음강화탕을, 신장(콩팥)의 음이 부족해지면 육미지황탕을, 폐와 신장의 음이 둘 다 같이 부족해지면 청상보하환을 주로 사용합니다.

식후에 기침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화가 잘 안되면서 기침이 심해지는 것입니다. 이때는 불환금정기산, 향사평위산, 내소산 등의 소화제나 이진탕과 같은 담음(痰飮)을 치료하는 약을 주로 사용합니다.

봄철에 일교차가 커지면서 하는 기침도 있습니다. 이때는 입맛이 줄거나 입이 쓰고, 목구멍이 건조해집니다. 이때는 소시호탕을 주로 사용합니다. 가을에 건조해지면서 하는 기침도 있습니다. 이때는 자음강화탕이나 맥문동탕을 주로 사용합니다.

스트레스가 심해서 하는 기침도 있습니다. 이때는 목구멍에 뭔가 걸린 거 같으면서 뱉으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소자강기탕이나 사칠탕을 주로 사용합니다.

이외에도 어혈(瘀血)이 있으면 어혈을, 담음(痰飮)이 있으면 담음을 해결해줘야 기침이 낫습니다. 이처럼 기침의 치료는 다양한 원인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에 사용하는 약들의 80% 정도는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한약들입니다. 오래가는 기침, 기침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있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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