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악수’에 마침표 찍으려면

황엽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 입력 2008.07.21 12:05
  • 기자명 황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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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엽 사무국장
“우리 바로 곁에 한우가 있는데도....”

폭등하는 사료값, 폭락하는 소값, 한미 소고기 협상의 와중에 울고 싶은 한우농가가 한숨을 쉬면서 내뱉은 소리다. 크게 소리를 질러야 절규가 아니다. 돌아가는 판세를 보아하니 이제는 고함지를 힘도 없다. 절규보다 짙은 한숨이다. 한우 농가는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나? 아니다. 지도층은 한우 농가는 안중에 없다!

농가 한숨 속, 지도층 한심한 작태

집권당의 일부 몰지각한 국회의원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전당인 국회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며 선전하는 시식회를 보노라면 지쳐버린 농민보다도, 아무리 어려워도 위기 때 강했고, 어려운 이웃을 그냥 보아 넘기지 못하는 많은 국민들이 혀를 끌끌차고 있는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간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YTN의 돌발영상에 보여진 한나라당 모의원이 자기 본분을 잊고 “한우보다 맛있다”며 미국 축산물 홍보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추태는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과연 이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지도층이 맞는지? 허탈하다 못해 한심한 생각이 든다.

실용을 내세우며 내디뎠던 이명박 정부의 첫 단추가 한미쇠고기 협상으로 크게 잘못되고 있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잘한 일도 있다. 남녀노소 모든 국민에게 광우병의 위험성을 알린 것이다. 한미쇠고기 협상 문제가 나올 때마다, 한우농가들이 그렇게 알리고 싶었던 미국 광우병의 위험은 뜻하지 않게도 촛불집회로 삼척동자까지 알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촛불이 한우에게 불똥이 튀고 급기야 쇠고기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한우소비까지 위축되는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 꼴’이 되고 보니, 정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었다.

이런 와중에 두번에 걸친 대통령의 사과가 있었으나 그 후, 수습과정에서의 국민감정을 건드리는 일들이 이어져 왔고, 그 한 예가 지도층들의 앞다툰 미국산 쇠고기 안전 홍보라는 몰상식한 방식이 등장하여 한우농가의 분통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들의 원성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대통령이 싸고 맛있는 쇠고기라고 말한 미국산 쇠고기를 “왜, 국민들은 이토록 반대할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누구나 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정부가 갑자기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다고 했다. 학교급식 등 단체 급식에 나올 수 있고, 둔갑판매가 자행되는 현실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먹을지도 모르는 이러한 문제를 보고 가만히 있는 것이 더 이상한 것이다.

광우병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처를 보면 잘못된 일을 ‘아랫돌 빼어 웃돌 박는 식’의 더 큰 잘못을 저지르고 ‘빈대 잡다가 초가삼간 태우는 식’이 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여기서 원인제공자나 피해자인 한우농가, 안전에 관심이 큰 국민들 모두가 근본을 돌이켜보고 원칙을 다시 세우는 것이 일의 수습이라고 본다.

잘못된 협상은 바로 잡아야 한다. 이제는 해결책을 찾아야할 시점이다. 그간 협상에 대해 많은 담론들이 오고갔다. 이른바 쇠고기 청문회도 있었다. 항상 그 중심은 정부의 협상력 부재에 대한 문제들로 채워졌다. 물론 협상의 피해자는 우리 서민들이다. 이와 더불어 생각해야 할 것은 협상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한우농가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사료값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것은 차치하고 라도, 떨어진 소값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한우농가의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 좋은 예가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다. 이미 시행을 했지만 음식점 주인마저 제도를 모른다.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어 그 효과가 물 보듯 뻔하지 않는가.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한우를 소비할 수 있는 분위기 유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앞장서 소비촉진에 앞장서고 농협은 본연의 사업인 판매사업에 특단의 조직력을 투입해야 한다. 한우자조금은 과거와 다른 홍보를 통해 소비진작을 시켜야 한다. 때마침 농식품부가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차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우 시식회를 갖는다. 늦게나마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에 기대를 해본다.

정부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한미쇠고기 협상은 한미 FTA의 희생물임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다. 나라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하겠지만. 아직 많은 절차가 남아 있다.

한우가격 안정 지혜 모아야

FTA 최대 수혜자가 대기업이 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한 대기업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노블리스 오블리제’ 대기업이 솔선하여 어려운 한우농가에 애정을 보여주자. 한우 산지와 대기업의 자매결연, 한우로 추석 선물하기, 대기업 식당의 한우 사용, 대기업 노조의 한우먹기 등등 이렇게 한우농가와 국민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이러한 일에는 “누가 먼저 할까?”하는 눈치를 보지 말자. 한사람 한사람의 작은 실천이 우리 한민족과 반만년 역사를 함께 한 한우를 지키는 큰 힘이 될 것이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문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너무나 어려운 시기다. 근본과 원칙을 되새기면 지금까지 꼬여만 가던 일들이 잘 풀릴 것이고 국민감정도 누그러질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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