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농업과 국민 이어주는 매개체

  • 입력 2020.07.26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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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의 기나긴 투쟁 역사 중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쌀이다. 농산물 수입개방 시대에서도 마지막까지 지켜내고자 했던 것이 바로 쌀이었다. ‘쌀값은 농민값’이라고 말할 정도로 쌀은 농업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쌀은 점점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

쌀은 잡곡류와 함께 밥이라는 형태로 국민들 식탁에 오른다. 코로나19 확산은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소중하지만 잊고 지냈던 식량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웠다는 점이다. 전 세계에는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는 고통 속에 살고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사회적 취약계층은 더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위기상황일수록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우선돼야 하며 생계에 가장 기본이 되는 식량에 대한 접근권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식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말은 우리에게는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로 다가온다. 지금 당장 식량이 부족하지도 식량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밥의 중요성, 식량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그저 공허한 외침으로만 다가올 뿐이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문제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육류섭취량이 늘어나고 식습관이 변화하면서 밥이 가진 의미는 점점 엷어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이들은 밥 보다는 국수, 빵이 더 익숙해졌고 즐겨 찾고 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달콤한 음식들이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어른들조차 이제는 밥보다 더 다양한 음식들을 찾게 된다. 현대의 바쁜 일상이 우리의 입맛을 가공식품에 길들여지게 만들고 밥의 가치를 잊게 만든다.

다양한 종류로 변신해나가는 밥과 함께 우리의 음식문화의 중심에는 김치가 있다. 밥과 김치는 단순히 음식만이 아니다. 밥과 김치는 농업의 가치를 말할 수 있는 농민들의 소중함을 이야기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다. 아이들에게 우리가 먹는 밥이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생산되는지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밥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하나의 작은 씨앗에서부터 농민들의 노동력, 햇빛과 물, 거름에 의해 성장한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교육이 된다. 먹을거리에 대한 교육이 사라진다면 농업에 대한 가치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밥을 통해 한국 전통음식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밥은 끼니를 때우기 위한 도구가 아닌 인간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의 원천이며 우리의 문화이다. 밥은 한국 식문화의 중심에 위치하며 현대의 다양한 먹을거리 속에서 지켜져야 할 가치를 품고 있다.

아이들은 밥상머리에서 예절을 배우고 직장에서는 밥을 함께 먹으며 식구가 된다. 밥은 사회 속에서 관계를 이어주는 끈이다. 누구와 함께 밥을 먹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도 하는 것처럼 밥은 사람들과의 ‘관계’다. 잊지 말자. 밥 한 끼는 식량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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