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칼럼] 생산자인 농민이 농산물 가격 결정하자!

  • 입력 2020.07.19 18:00
  • 기자명 강선희(경남 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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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희(경남 합천)
강선희(경남 합천)

7월 1일 창녕농협 마늘공판장에서 2020년산 대서종 햇마늘 초매식(첫 경매 시작)이 열렸다. 올해 마늘 가격과 씨름하며 보낸 6개월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지나가는 순간이었다.

1. 2020년산 햇마늘수급대책회의가 새해 벽두인 1월 2일 진행되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가 출범하고 처음으로 개최된 사전수급조절회의였고 원예정책과장도 새로 임명된 뒤 첫 회의였다. 공무원, 마늘주산지 농협조합장, 유통업자, 저장업자, 그리고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올해 마늘이 많이 심어져서 과잉이 예상된다는 것과, 올해도 마늘값이 하락하면 마늘농사를 계속 짓기 어렵다는 현장의 소리를 공유했다. 유통업자와 저장업자는 양념마늘인 남도와 한지형이 이제 시장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며 대서종 깐마늘 시장 중심의 마늘산업 재편을 이야기했다. 그들은 왜 양념마늘이 시장성이 없는지 원인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이익을 중심에 놓고만 이야기했다.

수입김치가 60%이상 밥상을 점령하고 있는데 무슨 수로 양념마늘이 설 자리가 있겠는가. 그리고 양념마늘농사를 포기하고 깐마늘만 생산한다면 한국 마늘농민들은 함께 무너진다는 것, 밥과 김치를 꼭 먹어야 하는 우리 국민에게는 더 이상 맛있는 발효 김치를 먹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회의 참석자는 생산자인 농민대표 뿐이었다. 농민이 마늘을 헐값에 팔아도 소비자인 국민은 언제나 같은 가격의 마늘을 사먹어야 되는 현실을 이야기하는 참석자도 생산자인 농민대표 뿐이었다.

2. 정부마늘수급대책 발표와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이사회가 같은 날 열리다

마늘수급 정부 1차 대책의 핵심은 남도·대서마늘 과잉생산이 예상되는 487ha 사전면적조절이었다. 5월 1일에 발표된 2차 수급대책의 핵심은 1,000ha 사전폐기와 남도·대서마늘 정부수매가 1kg 2,300원이었다. 이 발표를 보면서 많은 농민들이 분노를 넘어 허탈과 절망에 빠졌다. 농식품부는 무슨 근거로 남도·대서마늘 1kg 가격을 2,300원이라고 정한 것일까? 작년에도 전국의 마늘농민이 남도·대서·한지 마늘은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다르고 농사비용도 다르다고, 그래서 생산단가를 결정할 때도 채소가

4. 신안군 마늘양파 창립총회를 다녀오다.

7월 14일 압해농협본점에서 신안군 마늘양파의무자조금대의원을 포함한 15명의 마늘·양파생산자들이 모였다. 8월 18일 마늘·양파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지역생산자조직을 결성하고 생산자들의 요구를 사업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이 “제발 생산비가 보장되는 농사를 짓자”는 것이었다. 모든 농민들은 터무니없이 높은 농산물가격을 요구하지 않는다. 내가 짓는 농사를 내년에도 걱정없이 짓는 것, 내 노동의 가치인 농산물이 경매사들에 의해 똥값 취급받지 않고 공정한 가격에 소비자인 국민의 밥상에 오르는 것. 이것이 대한민국의 오늘을 사는 농민의 소박한 바람일 것이다. 이러한 신안군 마늘·양파농민들의 꿈을 안고 목포 앞바다를 건너오는데 라디오 뉴스에서 한국형 뉴딜 160조원을 투자한다는 애기가 나오고 농민들의 페이스북에는 160조원 한국형 뉴딜에 농업 얘기는 한마디도 없다는 씁쓸한 소식을 접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무겁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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