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쉽게 가볼 수 없는 곳이라 많은 것이 새롭고 궁금하다. 2017년 10월 방북취재 때 가장 보고 싶은 곳 중에 하나가 상점이었다. 당시 북측과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 문제로, 군사행동 직전까지 갈 정도로 무척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미국, 유엔의 제재로 인한 북녘의 삶의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가 국내외의 높은 관심을 받을 때였다.
평양 만경대구역 팔골1동에 위치한 ‘광복지구상업중심’의 매장을 보고 깜짝 놀란 기억이 새롭다. 당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조금만 더 제재를 가하면 북의 자동차가 주유소 앞에서 수백 미터 늘어설 것이고 상점의 물건은 바닥이 날 것이라고 말하던 때이기에, 매장에 꽉 찬 상품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뒤에도 매년 방문 때 들러보는 상점에는 상품들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풍성해 보이기까지 해 물었다. “당신네 말대로 전 세계적인 제재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상점에 물건들이 줄어들지 않는가?” 김철주사범대학교 정치사회학부 정기풍 교수는 “지난 시기부터 우리는 꾸준히 준비를 해 왔다. 외세에 의존하다 그들이 변하면 우리는 아주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그래서 ‘자력갱생’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최근 들어 더욱 강해진 제제에서도 우리의 삶이 크게 나빠지지 않는 것은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온 ‘자립경제’, ‘자활경제’의 완성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2019년 4월 리모델링해 새롭게 문을 연 ‘대성백화점’을 둘러봤다. 사진과 영상으로 공개되자 외부 언론에서는 외국인이 주로 쇼핑을 하고 당의 고위간부 특권층이나 ‘돈주’들을 위한 곳일 뿐 일반 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식의 보도가 주를 이뤘다. 북을 있는 그대로 보려하지 않고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사람들의 말 같아 보인다. 우리 대한민국의 유명 백화점에는 외국인들과 특권층만 간다고 보도하면 어떻게 생각을 할까?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북녘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2019년 6월 16일에 방문 취재했다. 그 뒤 12월에 찾았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독자 여러분들께 어떻게 보이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