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불안장애 치료의 시작, 만성 과호흡 조절

  • 입력 2020.07.12 18:00
  • 기자명 최정원(정성부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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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정성부부한의원 원장)
최정원(정성부부한의원 원장)

긴장하고 불안하면 숨을 가쁘게 쉽니다. 몸에 산소가 부족한 것처럼 산소를 더욱 많이 흡수하려고 합니다. 콧구멍은 작으니 입으로 숨을 쉬고, 들숨과 날숨의 주기가 짧아집니다. 긴장된 상황이 호흡의 패턴을 바꾼 것이지요. 하지만 그 역방향도 가능합니다. 즉 호흡의 패턴이 잘못될 경우 저절로 긴장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실험으로도 가능합니다. 30초에서 1분 정도, 입으로 숨을 빠르고 급하게 쉬어보세요. 마음이 불안해지고 어딘가 불편한 느낌이 드실 것입니다.

현대인들의 자세는 한마디로 말하면 ‘중력에 대항한 싸움에서 졌다’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전자기기 사용은 많고 몸은 적게 움직이기 때문에 엄청난 중력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것이지요. 제일 먼저 바뀌는 것이 숨을 쉬는 방식의 변화입니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인 채로는 횡격막 호흡을 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가슴을 사용하는 흉식호흡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흉식호흡만으로는 호흡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숨이 점점 더 가빠지게 되고, 만성적인 과호흡 상태로 들어가는 것이지요. 만성 과호흡은 불안장애, 공황장애, 각종 자율신경증상, 만성 통증의 숨어있는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숨을 많이 쉬고 깊이 쉬고 산소 공급이 많아지기만 하면 몸에 다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과호흡이 되면 흔히 노폐물이라고 생각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이 줄게 되는데, 보어효과라는 작용 때문에 오히려 조직 내로의 산소 공급량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즉 혈액이 알칼리화되는 것이지요. 그로 인해 정신과 신체에 다양한 영향을 줍니다.

즉 체형이 무너지면 호흡 패턴이 변화하고, 만성 과호흡이 진행되기 때문에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중력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호흡 패턴을 바르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 간단하게 몇 가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체형. 체형은 몸을 바르게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어깨가 옷걸이가 됐다고 생각하고, 몸을 옷장에 넣는다고 생각해보세요. 무거운 중력의 힘에 대항하기 위한 몸의 근육들이 자연스럽게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척추 하나하나가 길어진다고 상상하는 것이지요.

호흡패턴에서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횡격막 호흡입니다. 호흡에는 흉식 호흡, 복식 호흡, 횡격막 호흡 세 가지 패턴이 있는데 사람마다 우세한 호흡패턴이 다릅니다. 횡격막 호흡은 숨을 쉴 때 가슴과 배는 크게 움직임이 없는 대신 갈비뼈 하단 부분이 앞뒤좌우로 크게 넓어지는 호흡방법입니다. 처음에는 인지가 잘 안될 것입니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횡격막 호흡 연습을 꾸준하게 하시면 점점 몸에서 횡격막 호흡을 익혀 갈 것입니다.

다음은 숨 쉬는 방식입니다. 우선 입으로 숨 쉬는 행위를 코로 숨 쉬는 행위로 바꾸는 것입니다. 원래 숨은 코로 쉬는 것이 정상입니다. 구강호흡보다 비강호흡을 할 수 있게 연습해보세요. 또 하나, 한숨과 하품 같은 행위들을 적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숨이 모자라서 하게 되는 한숨이 오히려 과호흡을 더 유발할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한숨과 하품을 하게 된다면 직후에 3~5초 정도 숨을 참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만성 천식치료에도, 코골이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횡격막과 흉추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침, 부항치료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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