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사람들이여, 기침을 하자

  • 입력 2020.07.05 18:00
  • 기자명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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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시인 김수영 ‘눈’).

기침은 발열과 콧물에 이어 나타나는 감기 증상입니다. 기침이 시작되면 감기는 거의 막바지에 도달한 셈입니다.

기침은 왜 일어날까요? 기침의 원인은 한가지로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발열과 콧물보다 복잡합니다.

그러면 기침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울대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대부분 기침은 몇 주 내에 저절로 없어진다. 3주 이상 기침이 길어질 때만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기침에 진해제, 즉 기침을 멈추게 하는 약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왜 기침을 멈추는 약을 함부로 쓰면 안 될까요?

기침은 우리 몸의 중요한 방어작용이기 때문입니다. 기침은 목구멍에 무언가의 자극이 있을 때 반사적으로 나타납니다. 기침을 하면 가래와 같은 기도의 분비물이 밖으로 빠져 나갑니다.

서울대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기침할 때 기침을 멈추는 약을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침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기침을 멈추는 약만 복용하면 원인 질환의 발견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검사 없이 스스로 진단하여 병을 키우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가래가 많이 나오는 경우 가래 배출을 막으면 폐렴으로 진행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침에 아무것도 안하고 기다리기에는 기침 증상이 괴롭습니다. 발열은 3일이면 대개 가라앉고, 콧물도 대개 1~2주 이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면, 기침은 짧아도 2주, 길면 1달 이상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낮에는 직장이나 학교, 어린이집에서 눈치가 보이고, 밤에는 잠을 방해해서 힘듭니다. 특히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는 기침하는 것 자체가 불안한 시대가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침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마스크를 쓰고, 팔로 입을 가리고 마음껏 해야 합니다. 어린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의 기침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야 우리 몸의 방어작용이 제대로 작동해 더욱 건강하게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기침 자체를 멈추기보다 기침의 원인을 다양하게 분류해 치료합니다. 진해제처럼 기침 자체를 멈추는 한약재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가래의 성질에 따라 묽은 가래, 끈적한 가래, 흰 가래, 누런 가래, 가래가 없는 마른 기침으로 나눠 치료합니다. 시간에 따라 자기 전에 심해지는 기침, 새벽에 하는 기침, 낮에 하는 기침으로 나눠서도 치료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떤 계절에 기침을 하는지, 추위 때문인지, 더위 때문인지, 건조함 때문인지, 습함 때문인지 살핍니다. 이 사람의 체질이 땀이 잘 나는지, 나지 않는지, 대변은 잘 보는지, 소화는 잘 되는지도 살펴서 치료합니다. 이렇게 치료하면 대개 기침은 더 빨리 좋아집니다.

다음 시간에는 기침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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