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가격 보장, 이제부터 시작이다

  • 입력 2020.07.05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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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서마늘 주산지인 경남 창녕, 합천지역에서 대서마늘 첫 경매가 열렸다. 농협 산지공판장에서 올해 처음 실시한 대서마늘 경매가격은 1kg당 평균 2,500원~2,600원으로 지난해 1,500원보다 상승했다. 창녕과 합천의 경매가격은 농협의 수매단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크다. 지난해 마늘 가격 대폭락 속에서 무너져가던 마늘생산자들에게 그나마 희망적인 소식이다.

1년이라는 시간을 되돌아보면 마늘생산자들에게 참으로 힘든 나날이었다. 1년 전 창녕 농협공판장에서 열린 첫 마늘 경매에서는 한때 경매가 중단되는 사건이 발생되기도 했다. 농민들은 밑지고 팔 수밖에 없는 터무니없는 가격결정에 분노했고 마늘생산자들에게는 크나큰 위기감이 조성됐다. 산지 생산자조직의 필요성을 더욱 크게 실감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번 초매식에서의 경매가격 상승은 마늘의 산지거래 활성화에도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올해 마늘 생산량은 전년보다 10% 적은 35만 톤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마늘 생육기 후반에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의 기상여건 악화로 2020년산 마늘 생산단수는 전년보다 1.4% 하락했다고 발표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마늘 생산량은 2019년 생산량 이상으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수확철이 되어 보니 생산단수 감소와 벌마늘, 스펀지 마늘, 녹병 발생 등이 겹치면서 예상외의 결과를 보인 것이다.

정부가 마늘 수급조절을 위해 두 차례 산지폐기를 실시한 효과이기도 하다. 이전과 달리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한 정부 모습은 발전됐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게 한 것은 바로 농민들이 조직한 생산자조직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수많은 농민들의 투쟁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마늘투쟁의 선봉에는 제주가 있었다. 제주에서부터 시작된 마늘생산자협회의 투쟁은 전남, 경북 의성까지 이어졌다. 지난 5월 정부의 반쪽짜리 수급대책을 규탄하고 농협의 터무니없는 수매가 결정을 막아낸 것은 마늘을 지키고자 했던 마늘농가들이 함께 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농민들에게 가격폭락은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것이기 때문이다.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농민들의 피눈물 나는 투쟁으로 수입농산물의 홍수 속에서도 그나마 우리농업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끝없는 투쟁은 농민들을 너무 지치게 한다. 매년 증가하는 수입김치,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소비감소를 해결해 안정적으로 제값 받는 환경을 제도적으로 시급히 만들어내야 한다.

우여곡절 끝에 마늘, 양파 의무자조금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제 농식품부는 생산자조직에게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농안법을 개정해 생산자조직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수입농산물 관리, 농산물 가격보장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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