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남북 어디서나 즐겁다

  • 입력 2020.06.21 18:00
  • 기자명 진천규 <통일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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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을 든 신랑, 신부가 기쁜 얼굴로 오색 종이테이프를 끊으면서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친지, 친구들의 박수를 받으며 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8년 10월 원산 송도원 솔밭식당 앞마당.
꽃다발을 든 신랑, 신부가 기쁜 얼굴로 오색 종이테이프를 끊으면서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친지, 친구들의 박수를 받으며 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8년 10월 원산 송도원 솔밭식당 앞마당.
결혼식장 가기에 앞서 신랑 친구들과 신부 친구들이 어우러져 꼬리잡기 놀이를 하고 있다. 이런 놀이를 하면서 서로 눈이 맞아 사귀다가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2018년 4월 평양 모란봉공원.
결혼식장 가기에 앞서 신랑 친구들과 신부 친구들이 어우러져 꼬리잡기 놀이를 하고 있다. 이런 놀이를 하면서 서로 눈이 맞아 사귀다가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2018년 4월 평양 모란봉공원.
잔칫상에 앉아 축하를 받는 주인공들. 조선옷(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신랑과 신부 옆에는 항상 친구들이 ‘들러리’를 서고 있다. 2018년 12월 원산 ‘만경봉92호’ 선상 연회장.
잔칫상에 앉아 축하를 받는 주인공들. 조선옷(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신랑과 신부 옆에는 항상 친구들이 ‘들러리’를 서고 있다. 2018년 12월 원산 ‘만경봉92호’ 선상 연회장.

최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폭파로 남북관계가 앞을 내다보기가 어려운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는 모양새다. 폭파에 연이은 담화에서 ‘신의를 배신한 값비싼 대가’라고 하면서 “어쨌든 이제는 남조선당국자들이 우리와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나앉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암담한 일이 아닐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무슨 한가하게 북녘의 결혼식 풍경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한 발짝씩이라도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분단 70여 년 동안 서로가 너무 모르고, 혹은 적대적으로 지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남과 북의 벌어진 간격을 조금이라도 좁혀보고자 본 지면도 기획됐으리라 보니 더욱더 알차게 꾸며야겠다는 생각이다.

청춘 남녀의 결혼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큰 즐거움을 주는 볼거리이기도 하다. 결혼 당사자인 신랑과 신부는 평생 잊을 수 없는 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북녘 젊은이들은 과연 결혼을 어떤 방법으로 할까? 많은 남쪽 사람들이 궁금한 일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북녘의 식당은 1층에 보통 손님을 맞는 테이블이 배치돼 있고, 2층엔 큰 연회장으로 꾸며져 있다. 점심 때 식사를 하다보면 2층에서 노래 소리가 들리고 북적대는 모습에 올라가 보면, 대부분 결혼식 피로연 아니면 환갑 잔칫상을 차려놓고 축하객들이 식사를 마친 뒤 흥겹게 노래와 춤을 즐기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요즘 남녘에서 환갑잔치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북쪽 지방에서는 환갑을 맞은 부모님에게 친지, 친구분들을 모시고 잔치를 열지 않는 자식은 불효막심한 자로 취급을 받아 웬만하면 환갑상을 차려드린다고 한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북녘 문화의 한 장면이다.

지난 시기엔 신랑집 혹은 신부집에서 양가 가족, 친지와 친구 등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잔치를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대형 식당을 빌려 음식을 먹고 춤과 노래를 부르며 피로연 형식을 치르는 것이 보통이다. 피로연에 앞서 신랑, 신부는 식당 부근의 공원이나 명소에서 웨딩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하고 축하객이 모인 연회장에서 친구나 직장 동료가 주례 겸 사회를 보며 간단한 예식을 한다.

평양의 모란봉 공원, 인민대학습당 옆 분수광장, 연광정 부근 대동강변, 릉라인민유원지 등지와 개성에서는 고려태조 왕건릉, 선죽교, 고려성균관 박물관, 자남산 공원 등에서 웨딩사진, 비디오 촬영을 하는 신랑, 신부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서울의 경복궁이나 덕수궁, 도산공원 등지에서 웨딩사진을 찍는 젊은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이전 세대가 부모님이 소개하거나 정해주는 일이 대부분이었던 것과는 달리 요즘의 젊은이들은 학교 친구나 직장 동료, 선후배가 직접 혹은 서로의 소개로 데이트를 즐기다 둘 사이에 마음이 통하면 양가 부모에게 인사를 시키고 결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결혼은 남과 북만이 아니라 세계 어디서나 즐겁고 흥겨운 일이다. 평양·원산·개성 = 진천규 <통일TV> 대표

모든 잔칫상에는 술이 빠지지 않는다. 봉사원이 결혼식 축하모임에 참석한 손님들에게 가스맥주(생맥주)를 봉사하고 있다. 2018년 8월 평양 만경대구역 이딸리아료리전문점 2층 연회장.
모든 잔칫상에는 술이 빠지지 않는다. 봉사원이 결혼식 축하모임에 참석한 손님들에게 가스맥주(생맥주)를 봉사하고 있다. 2018년 8월 평양 만경대구역 이딸리아료리전문점 2층 연회장.
북녘에서는 결혼식뿐이 아니고 단체로 식사를 마치면 거의 빠지지 않고 춤과 노래를 부르며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손님 중에서 흥이 나면 스스럼없이 자연스럽게 나와서 춤을 추며 즐긴다. 2018년 12월 원산 ‘만경봉92호’ 선상 연회장.
북녘에서는 결혼식뿐이 아니고 단체로 식사를 마치면 거의 빠지지 않고 춤과 노래를 부르며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손님 중에서 흥이 나면 스스럼없이 자연스럽게 나와서 춤을 추며 즐긴다. 2018년 12월 원산 ‘만경봉92호’ 선상 연회장.
결혼식장 가기에 앞서 신랑 신부가 친구들과 함께 야외촬영을 마치고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9년 5월 개성 고려태조 왕건릉.
결혼식장 가기에 앞서 신랑 신부가 친구들과 함께 야외촬영을 마치고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9년 5월 개성 고려태조 왕건릉.
결혼식 피로연에 차려진 잔치음식. 돼지보쌈, 훈제오리, 낙지튀기(오징어튀김), 소고기탕수육, 청포묵, 종합야채튀김, 버섯볶음 등 여러 가지 요리가 정갈하게 차려져 있다. 2018년 6월 평양 모란봉구역 해동식당 2층 연회장.
결혼식 피로연에 차려진 잔치음식. 돼지보쌈, 훈제오리, 낙지튀기(오징어튀김), 소고기탕수육, 청포묵, 종합야채튀김, 버섯볶음 등 여러 가지 요리가 정갈하게 차려져 있다. 2018년 6월 평양 모란봉구역 해동식당 2층 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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