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귀’ 통과한 FTA 피해보전직불, 돼지·밤·녹두 선정
‘바늘귀’ 통과한 FTA 피해보전직불, 돼지·밤·녹두 선정
  • 원재정 기자
  • 승인 2020.05.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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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총수입량·체결국수입량 모두 충족해야”
FTA 폐업지원 대상, 돼지·밤 2품목 결정
농림축산식품부, 26일까지 이의신청 접수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올해 ‘FTA 피해보전 직불금’ 지급대상은 돼지·밤·녹두 3품목이고, 폐업지원금 지급대상은 이 중 돼지와 밤 2품목이 선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는 지난 4일 이같이 행정예고 하면서 오는 26일까지 대상품목과 수입기여도 분석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정부는 FTA로 인한 직접피해대책으로 ‘FTA 피해보전직불제’와 ‘폐업지원제’ 두 가지를 운영하고 있다. FTA 이행으로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하락한 농축산물에 대해 가격 하락의 일정 부분을 지원하는 제도가 피해보전직불제라면, 지속적인 재배·사육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품목 생산자가 폐업 할 경우 이를 지원하는 것이 폐업지원제다. 이 제도는 한·중 FTA 발효시점(2015년 12월 20일)부터 10년(피해보전직불), 5년(폐업지원) 각각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농식품부는 폐업지원이 2021년까지 운영될 수 있도록 예산당국과 협의 중이다.

그러나 피해보전직불 품목 선정은 조건이 까다로워 매년 문제가 되고 있다. 대상 품목의 가격이 기준가격(직전 5년 최고·최저를 제외한 3년 평균가격)보다 떨어지고, 총 수입량이 3년 평균 총수입량(직전 5년 최고·최저를 제외한 3년 평균수입량)보다 많아야 한다. 또 FTA 체결국에서 수입되는 물량도 기준수입량(3년간 평균수입량×수입피해발동계수)을 초과해야 하는 등 3가지 조건 모두 충족될 경우라야 FTA 피해 품목으로 인정된다. 그야말로 바늘귀를 통과해야 하는 셈이다. 지원액도 피해를 상쇄할 만큼 충분치 않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FTA 피해보전 품목으로 지정된 돼지고기는 기준가격 4,284원(kg)과 비교해 2019년 평균가격은 4,079원으로 4.8% 떨어졌다. 총수입량은 기준년도 수입량 48만3,886톤보다 지난해 54만3,032톤으로 12.2% 많아졌다. FTA 체결국 수입량도 기준년도 49만4,109톤보다 지난해 6.8% 많아진 52만7,887톤을 기록했다. 수입기여도는 36.8%다.

녹두는 기준년도 가격 8,572원(kg), 총수입량 6,134톤, 체결국 수입량 515톤과 비교해 지난해 가격 8,323원(2.9% 하락), 총수입량 6,957톤(13.4% 증가), FTA 체결국 수입량 623톤(21% 증가)의 변화를 보였다. 밤은 가격보다 총수입량과 FTA 체결국 수입량이 더 큰 변수로 작용했다. 기준년도 가격은 3,082원에서 지난해 3,050원으로 1% 떨어졌고, 총수입량은 8,802톤에서 지난해 20.2% 증가한 1만582톤이 반입됐다. FTA 체결국에서 들어온 기준년도 밤 수입량은 62톤이었으나 지난해에는 30.7% 증가한 81톤으로 집계됐다.

피해보전직불 대상 중에 선정하는 폐업지원금 지급품목은 돼지고기와 밤이다.

정상수 농식품부 농업정책과 사무관은 “FTA 피해수준은 전문기관으로 지정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FTA이행지원센터에서 조사와 분석을 통해 파악한다”면서 “기본적으로 수입피해 모니터링 대상 42개 품목과 농업인·생산자단체가 신청한 65개 품목 등 모두 107개 품목에 대해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정 사무관은 “올해는 신청품목이 65개로 전년 73개보다 줄었지만, 매년 피해분석을 요청하는 농축산물 품목은 늘고 있는 추세다”고 전했다.

농식품부는 3개 품목 선정 고시안에 대해 오는 26일까지 행정예고 한다. 이 기간 동안 이의신청을 접수해 추가 검토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FTA 피해분석 요청 대상 품목에는 올 초부터 폭락문제가 두드러진 대파와 아로니아도 포함돼 있었으나 탈락했다. 대파는 기준가격(kg당 1,321원)과 비교해 지난해 1,259원으로 4.7% 떨어졌다. 그러나 총수입량과 FTA 체결국 전체 수입량이 기준년도보다 적어 조건에 맞지 않았다. 아로니아의 경우 기준년도 가격 3,117원(kg)에서 지난해 1,224원으로 60.7%나 크게 떨어졌지만 총수입량·FTA 체결국 전체 수입량 모두 ‘0’으로 기록돼 있다. FTA 피해보전직불제가 아로니아 ‘생과(원형 보전)’ 수입량을 기준으로 할 뿐 폭증한 ‘분말’ 수입량은 전혀 반영하지 않는 맹점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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