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농민 국회 진출은 끝내 무산

코로나19로 급식농산물 ‘폐기’
마늘·양파·대파값 3년째 ‘폭락’
봄철 저온피해 과수농가 ‘절망’
농업현안 누적 피로감 ‘최고’

  • 입력 2020.04.19 18:00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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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일제히 치러진 지난 15일 강원도 홍천군 오안초등학교에 마련된 홍천읍 제5투표소에서 한 주민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일제히 치러진 지난 15일 강원도 홍천군 오안초등학교에 마련된 홍천읍 제5투표소에서 한 주민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미래통합당은 20대 국회에 비해 의석수는 대폭 줄었지만 제1야당의 입지를 잃지는 않았다. 소수정당들의 국회 진출 징검다리로 도입한 준연동형비례대표제는 거대 정당들이 만든 위성정당 난립에 길목이 막혔다. 결국 이번 21대 총선에도 농민의 딸·아들만 금뱃지를 달았을 뿐 농민은 단 한 명도 국회의원에 당선되지 못했다. 농업현실이 좀 나아질 거란 기대감도 보류상태다.

소수정당 죽이기 된 선거법 개정

21대 총선 개표 결과 거대 양당 구도는 깨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국회 전체 의석수 300석 중 180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고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103석 당선자를 냈다. 이어 정의당 6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 무소속 5석 순이다.

지난 16일 선거 결과에 대해 김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농업개혁위원장(단국대 교수)은 “선거법이 완전히 소수정당 죽이기가 됐다”고 한마디로 평했다. 도입 취지가 변질된 선거법 개정으로 거대 정당은 더 거대하게 몸집을 키우게 된 탓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선거 역시 공약을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고 사회적 이슈를 앞세운 이미지 선거판이 된 것 같다. 농업계도 농민을 대변할 사람이나 농업·농촌 전문가를 뽑지 않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경실련 농업개혁위는 선거 전부터 정당별 농정공약을 분석한 평가서를 내는 등 농업문제가 선거에 묻히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왔다.

김 위원장은 “소수정당들의 개혁적인 농정공약이 이대로 무산되는 것 같아 아쉽다. 양대 정당(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 체제에서 농정개혁이나 농업·농촌 발전이 답보상태에 머무르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면서 “집권여당이 이제라도 농업계에 촛불정신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중심이라는 정부의 타이틀에 걸맞게 농민을 중심에 두고 농정개혁에 거대한 힘을 잘 써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21대 국회가 개원되면 공익직불제법·농지법·양곡관리법부터 우선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대여당, 농업예산·농지문제 등 난제 풀 차례

허헌중 지역재단 상임이사는 거대여당에게 농정개혁 성과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허 상임이사는 “지난해 12월 12일 대통령이 참석한 농정틀전환 보고대회 때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사항들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이행계획을 만들고 있는데, 몇 가지 핵심적인 것들을 주시해야 한다. 공익직불제 예산이 현재 2조4,000억원에 불과하지만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농정개혁TF가 제시한 것은 문재인정부 임기말 5조원 규모였다. 농식품부 계획은 2조4,000억원으로 변함이 없다.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변동직불제를 폐지한 것에 상응한 강력한 농산물 가격보전 대책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식량위기가 전 세계 화두다. 식량문제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려면 적정 농지를 확보하는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식량을 자유무역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바이러스 뿐 아니라 이상기후 등이 세계적 위협요소로 상존하기 때문에 거대여당이 농지문제에 적극 관여해야 한다. 농지소유와 이용에 대한 전수조사부터 당장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300명 중 1명은 농민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농촌 구석구석을 찾아 선거운동을 했던 김영호 민중당 비례대표 후보는 “농민국회의원 국회 진출은 이번에 좌절됐지만 농민의 꿈, 전봉준의 꿈은 결코 멈출 수 없다”고 아쉬움과 고마운 마음을 담아 지난 16일 낙선인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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