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 앞둔 양파·마늘, ‘걱정이 태산’
출하 앞둔 양파·마늘, ‘걱정이 태산’
  • 권순창 기자
  • 승인 2020.03.15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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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출하 앞두고 중국산 침공
마늘, 남도종 가격 대책 불투명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해 지독한 폭락을 겪었던 양파·마늘 농가들이 올해도 가슴을 졸이고 있다. 수확기 목전까지 조금씩 달갑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평년대비 가격하락이 유력해졌기 때문이다. 아직 절망이라고까지 할 순 없어도 산지 전반에 심각한 불안감이 드리운 상황이다.

당장 마음이 급한 건 수확이 임박한 양파다. 겨우내 따뜻하고 평이했던 날씨에 생육상황이 매우 좋아 제주지역 조생종의 경우 오는 20일경부터 수확이 가능할 전망이다. 평년보다 열흘가량이나 빠르다.

그런데 가격 추세가 얄궂다. 지난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1kg당 900원대를 유지했던 저장양파 평균도매가격은 지난달 하순 한때 최고 1,800원까지 매우 가파른 급등세를 탔다. 재고가 많이 줄었고 감모율이 늘었으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정 조리나 배달음식인 중국집 등을 중심으로 수요도 제법 받쳐줬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전남 무안군 청계면 정상철씨 밭의 조생양파 생육상황. “뽑아 보니 생각보단 굵지 않다”지만, 이미 평년보다 15~20일가량이나 앞당겨 4월 10일경엔 수확할 수 있을 정도의 생육이다. 농가 제공
지난 12일 전남 무안군 청계면 정상철씨 밭의 조생양파 생육상황. “뽑아 보니 생각보단 굵지 않다”지만, 이미 평년보다 15~20일가량이나 앞당겨 4월 10일경엔 수확할 수 있을 정도의 생육이다. 농가 제공

과도한 가격상승은 중국산 수입의 빌미가 된다. 저장양파 출하자들이 출하를 서두르는 가운데 정부에서도 비축물량을 공매하고 도매시장 직접 출하도 전개하며 가격안정에 나섰다. 문제는, 이번엔 가격이 너무 떨어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급락세를 탄 양파 도매가격은 정작 햇양파 출하가 임박한 3월 들어 한때 900원대로 회귀하며 평균 1,000원대 초반에 묶여있다. 이달 초 들어왔다는 7,000톤의 중국산 양파가 주범으로 꼽힌다.

올해 양파 재배면적은 평년보다 12% 감소할 전망이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폭락세를 감안하면 오히려 이것이 적정 면적이라는 견해가 많다. 조생종 수확기에 충분한 가격이 나와야 단수가 더 늘기 전에 조기 출하가 가능하고, 이로써 뒤에 나올 중만생종 가격이 지지받을 수 있는 구조다. 수확 직전 1,000원 남짓한 가격으론 위태로운 것이 현실이다.

김병덕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정부 비축물량만으로 충분히 가격을 조절할 수 있는데 수입이 들어오면서 망가져 버렸다. 검역 강화와 전수조사 등 수입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국내 대책이 의미없다”고 강조했다. 김영권 가락시장 한국청과 경매사는 향후 가격에 대해 “코로나19 때문에 시세가 더 오를 걸로 보이진 않는다. 다만 저장양파가 끝나고 햇양파가 들어오기 전 공백이 생긴다면 조금 올라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수확기는 양파보다 늦지만 마늘농가의 분위기는 좀 더 어둡다. 올해 마늘은 재배면적이 평년대비 2% 늘고 단수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 출하를 앞둔 품목 중 현재로선 가장 가격하락 우려가 큰 품목이다.

다행히 농식품부와 생산자의 공조하에 2% 면적증가분을 포전정리하는 조기 수급대책이 수립됐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기상여건을 감안해 평년단수가 아닌 지난해 단수를 적용하면 평년대비 초과생산량은 무려 15%가 된다. 더욱이 3만5,000여톤의 민간재고량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감소로 방출에 애로를 겪고 있다. 김원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양념채소관측팀장은 “사전대책으로 재배면적은 일단 평년 수준으로 만들었지만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재고마늘”이라며 추가 대책 필요성을 시사했다.

재고 피해를 직접 받는 남도종 주산지는 특히 불안감이 심하다. 제주 농민들은 제주도 및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에 마늘 추가수매 등 정부 대책의 후속조치를 요구하는 중이며 전남 고흥에서도 추가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송정인 전국마늘생산자협회 고흥군지회 사무국장은 “예년 같으면 남도종 포전거래가 한창이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포전거래 상인들이 그림자도 비추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 선제대책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라며 “남도종 마늘 가격은 kg당 3,000원대는 돼야 한다. 4월 중순엔 정부수매를 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표명해 줘야 한다. 농민들 모두가 불안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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