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문중원 기수 사망, 설 전 해결 무산

마사회-민주노총 교섭, 진전 없어
시민대책위 “정부가 직접 나서라”

  • 입력 2020.02.02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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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고 문중원 기수 문제해결이 설 명절을 넘기며 장기화되고 있다.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와 민주노총(위원장 김명환)간 교섭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11월 조교사의 부당지시와 부정경마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문중원 기수 문제와 관련한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문 기수 유족들과 함께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10일엔 마침내 김낙순 마사회장과 민주노총 대책위 간 첫 교섭이 있었으며 13일부터 집중교섭이 진행 중이다.

마사회는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민주노총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상호 협의된 사항은 합의 정신에 기초해 즉시 제도 개선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자체적으로 상생과 협력의 경마제도 혁신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마사회는 경마분야에서 성장중심의 경쟁일변도 정책이 소득 불균형, 상호 신뢰상실 등의 문제점을 낳았다며 △경마상금 배분구조 개선 △경마관계자 상호간 표준계약서 권고 시행 △마사대부 심사제도 개선 등의 개선책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문 기수가 문제를 제기한 마사대부 심사는 외부위원 구성이 20%에서 50%로 늘어나고 경력 및 면허취득기간 비중은 10%에서 40%로 확대된다.

그러나 마사회와 민주노총 간 교섭은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앞서 18일 서울시 종로타워 앞에서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노동개악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고 문 기수 문제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집중교섭에서 마사회는 설 명절 전에 고인을 보내길 염원하는 유족에게 진심어린 사죄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마사회 경영진은 경마 종사자들의 잇따른 사망에 대해 공공기관으로서 진정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는 17일부터 21일까지 4박 5일 동안 서울경마공원에서 청와대 앞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벌이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호소했지만 설 명절 전 해결은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시민대책위는 설 당일인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마사회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마사회와의 교섭은 의미가 없다”라며 “정부가 직접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고 문중원 기수 어머니와 누나가 지난달 30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제공
고 문중원 기수 어머니와 누나가 지난달 30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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