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끊임없는 잡소리 이명, 그 괴로움

  • 입력 2020.01.12 18:00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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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눈이 안보이면 사물과 단절되지만 귀가 안들리면 사람과 단절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과 소통을 의미하는데,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그 갑갑함은 뒤로 하고서라도 외로운 노인의 고립감을 더욱 심화시키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 만일, 하루 종일 귓속에서 매미 소리나 ‘칙칙폭폭’ 등 원하지 않는 소리가 무한 반복된다면 그것이 주는 스트레스란 정말 상상을 초월하게 됩니다. 난청과 이명은 노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자 동시에 노인성 치매를 촉진시키는 인자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명과 난청을 잡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러기 위해선 우선 난청과 이명이 생기는 원인부터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난청의 종류는 크게 전음성 난청과 신경성 난청으로 나눠지는데, 전음성 난청이란 소리가 귓바퀴에서 모아져 귓구멍을 통과해 고막을 울리고, 이 울림은 다시 고막에 붙어있는 이소골(귓속뼈)의 진동을 일으켜 이 진동이 달팽이관으로 전달되는데, 이 귓구멍에서 달팽이관까지 소리의 전달 과정 중에서 막힘이나 단절 등 고장이 생겨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전음성 난청의 원인은 외이도의 염증이나 귀지로 인한 막힘, 고막의 손상, 삼출성 중이염, 만성 중이염, 귓속뼈의 기능 이상 등 매우 다양합니다.

두 번째로, 이 달팽이관으로 전달된 진동(소리)은 그 주파수 영역에 따라 달팽이관을 따라 길게 늘어선 청각세포(유모세포)들의 해당 부위를 움직이게 하고 이 움직임(감각)을 유모세포는 신경 신호로 바꿔 신경회로를 통해 뇌로 전달하게 되는데, 비록 달팽이관까지 전달은 잘 됐다 해도 유모세포가 제대로 반응하지 않거나, 신경회로나 뇌 감각 부위의 이상으로 소리가 인식되지 못하는 것을 신경성 난청이라고 합니다.

신경성 난청의 원인은 강력한 소음의 지속적 노출에 의해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소음성 난청, 나이와 더불어 감각능력이 서서히 감퇴하며 나타나는 노인성 난청, 약물의 부작용에 의한 약물독성 난청, 갑자기 원인 모르게 청력이 크게 감소하는 돌발성 난청, 메니에르 병이나 만성 중이염에 의한 합병증 또는 뇌종양에 의한 신경손상에 의한 것 등으로 다양합니다.

이 중 전음성 난청은 이비인후과적 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신경성 난청의 경우는 이미 신경세포에 손상을 가져온 후라 이를 되돌리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이명 또한 이 신경성 난청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것이기에 치료가 어려운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난청과 이명이 오랜 세월 청각세포가 학대받으며 생긴 병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것을 되돌리기 위해서도 포기하지 않는 장시간의 꾸준한 관리와 노력이 요구됩니다. 다행히 이런 병에 아직 노출되지 않은 노년이라면 이러한 꾸준한 관리법은 귀에 올 병을 사전 차단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소음이 심한 곳에서 일하는 시간을 가능한 한 줄이고, 이어폰의 볼륨을 너무 크게 틀어놓고 음악을 듣는 걸 삼가는 것이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는 지름길입니다.

노인성 난청은 왜 올까요? 이는 인체가 노화하면 신체의 각종 신경세포 기능이 저하돼 모든 감각신경이 퇴화하게 돼 있습니다. 눈도 침침하고 입맛도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퇴화를 가능한 늦추는 방법은 역시 건강한 혈액의 유지와 그 순환경로를 활발히 유지하는 것입니다. 귀의 감각기능과 통하는 혈액순환로가 뻑뻑해지거나 건강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감각신경세포들과 그것을 둘러싼 기관들이 제 기능을 상실할 것입니다. 또한 달팽이관 내에는 림프액이 있고 이 림프액 속에는 유모세포가 놓여 있어 이 림프액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아 그 기능이 유지되는데, 만일 혈액에 지질이나 당 등 불순물이 많다면 청각세포에 건강한 림프액이 공급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유모세포의 기능은 점차 퇴화하고 신경전달로를 구성하는 세포들의 기능상실도 앞당겨질 것입니다.

여기에 손상된 유모세포가 담당했던 주파수 영역이 들리지 않으면서 이 영역부위에 상응하던 뇌세포가 임의로 반응해 내는 소리가 바로 이명이란 최근의 분석이 있습니다. 지면관계상 이러한 이명과 난청의 치료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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