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 출마 예정자 인터뷰⑩-최종] 최덕규 전 경남 합천 가야농협 조합장

농민과 지역농협 섬기는 농협중앙회 실현
사회 변화 따른 농협 개혁이 시대정신 … 회장 권력 이양으로 전문경영체제 전환

  • 입력 2020.01.12 18:00
  • 수정 2020.01.12 18:44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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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오는 31일 치러질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이 농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다 그만큼 회장이 행사하는 영향력도 막강해서다. 농협 회장이 이른바 농민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향후 농협이 나아갈 방향을 전망하고자 농협중앙회장 출마 예정자 연속 인터뷰를 진행한다. 

사진 한승호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듬직한 큰 머슴이 돼 농민을 섬기고, 지역농협을 섬기는 농협중앙회를 만들겠다. 말만이 아닌 행동으로 ‘섬김농협’을 실현하겠다.”

최덕규 전 합천 가야농협 조합장의 농협중앙회장 출마의 변이다. 농협 생활을 해오며 자신의 신조로 삼은 섬김농협론을 농협중앙회에 적용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이를 위해 최대한 농협중앙회장의 권위는 내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농협중앙회 본관 11층 회장 집무실은 조합장 소통의 공간으로 운영하며 전국의 농협을 찾아다니면서 현장 집무실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 번째 농협중앙회장 도전에 나선 최 전 조합장을 지난 5일 만났다. 

- 농협과의 인연은?

선친의 가르침 아래 학창시절부터 농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1973년 출범한 가야농협에서 공채 1기로 농협과 인연을 맺었고 1990년 만 39세의 나이로 경남지역 최연소 민선 1기 조합장으로 선출돼 7선을 지냈다. 또한 농협중앙회 이사를 세 번 역임했다. 회장은 열정과 패기, 의욕만으로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지난날의 시행착오와 경험 등 경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농협중앙회장 출마 포부는?

우리나라에서 농협이 출범한 지 60여년이 지났다. 그 기간 동안 정치·사회·외교·문화 등에서 많은 변화가 이뤄지며 소위 민주화 시대를 맞이했는데 농협중앙회는 여전히 구시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 권위주의적 틀 속에 잡혀있다. 농협중앙회는 우리 농민들, 이른바 촌놈들 것이다. 근데 주인이 예속된 채 머슴이 활개치는 현실이다. 가슴이 메었다. 그동안의 잘못된 인식과 틀을 깨고 과감한 개혁으로 진정한 공동체의 협동조합 농협을 건설해야 한다. 47년 동안 농협에 몸담으며 농민을 위하고 주인으로 섬길 수 있는 농협중앙회를 꿈꿨다. 농협중앙회를 시대정신에 맞게 탈바꿈시키겠다. 만약 회장이 돼 심부름을 하게 된다면 각 지주 대표단에 모든 권한과 책임을 이양할 것이다. 경영엔 일체 관여하지 않고 회장으로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원 형을 받았는데, 출마에 지장은 없는지?

재판에 문제가 있었다. 재판부는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 판결문에서 위탁선거법 적용 이전엔 농협법에 의해 선거가 치러졌는데 그 관행에 젖어 문제가 생긴 부분이 있고, 이는 정상 참작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명시했다. 그럼에도 이를 주도한 김 전 회장은 벌금 90만원인데 도와준 내가 200만원을 받은 건 말이 안 된다. 대법원 상고와 함께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한 것도 그래서다. 우리나라는 3심 제도다. 3심 결과가 나오는데 4~5년이 걸린다. 최소한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해 얼마든지 출마할 수 있다. 회장이 될 경우 임기를 마치는데 문제가 없다. 당선되고 그만둘 수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그럴 거면 왜 이렇게 준비를 했겠나? 억울하고 마음이 아픈데 위로는 못해줄망정 비상식적 비방이 있어선 안 된다.

- 핵심공약은?

△농협중앙회 조직의 슬림화·인력 정예화 등 구조 개혁을 통한 지역농협 지원에 매진하는 조직으로 탈바꿈 △조합장 중심의 농협중앙회 경영체제 확립(조합장 출신 5인 부회장 제도 도입, 농협중앙회장과 대표이사가 겸임하는 각종 계열사와 관계법인의 이사회 의장직을 조합장들에게 대폭 위양, 조합장 중 시·도 지역회장 별도 선출해 시·도단위 농정활동과 회원지원 부문 총괄 체제 구축) △경제사업 일선 농·축협 중심 개편, 경제지주 계열사 일선 농협과 상생발전 조직으로 전환 △상호금융 역량 강화와 사업영역 확대 △농협법과 각종 제도 대폭 손질(회장 선거 전 조합장 직선제 전환, 감사위원장 제도 폐지 및 조합장 직선의 상임감사제 부활)과 농정활동 강화 등이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국 농협은 반세기 동안 농업·농촌을 위해 헌신하며 많은 일을 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농협을 관변단체나 이익집단으로 본다. 왜 우리 농협이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는가? 섬김농협을 실현하지 못해서다. 우리 농민과 한국 농업·농촌의 찬란한 미래를 위해서는 농민을 진정으로 섬기며 더불어 가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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