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편두통에 대하여

  • 입력 2019.12.22 18:00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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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삼국지」에 ‘희대의 간웅’이라 일컬어지는 조조가 나오는데, 그의 머리씀은 사뭇 비상하여 당대의 지략가들과 경쟁해도 밀리지 않아 중원에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머리를 너무 써서 그럴까요? 그에게는 바로 요즘의 편두통에 해당하는 고질병이 있었습니다. 거의 매일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던 조조는 수소문 끝에 당대의 명의 화타(華陀)를 초청하여 자신의 두통을 치료해주길 간청하게 됩니다. 그러자 조조를 진찰한 화타는 “당신의 머리엔 풍기(風氣)가 있어, 이는 두개골을 쪼개어 그 풍기를 날려 보내야만 나을 수 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뇌수술을 의미하는 것인데, 당시 의술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수많은 전쟁이 있어, 싸우다가 팔다리가 상하는 것은 물론 머리가 깨지고 장이 터지는 등 중상자들 또한 부지기수여서 그들을 치료하면서 해부학 등 의학에 대한 지식이 많이 쌓여 있었습니다. 따라서 의학의 대가들에겐 뇌수술 또한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원래 의심이 많았던 조조는 혹여 뇌수술을 핑계로 화타가 자신을 죽이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면서 결국 화타를 사형에 처해 버리고 마는데, 신의(神醫)로 추앙받던 화타가 이렇게 허무한 최후를 맞았다는 것은 참으로 허망하기 그지없는 사건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편두통, 한쪽 머리로만 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박자를 맞추듯 맥박에 따라 바늘로 콕콕 찔러대는 듯한 통증은 한 쪽인지 양 쪽인지 판단할 여력도 주지 않은 채, 머리 전체로 퍼지는 극심한 고통이기도 합니다.

이 편두통의 원인에 대해서 명확히 ‘이것이다’라고 밝혀진 것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유추는 가능한데, 가장 유력한 가설이 바로 ‘혈관가설’과 ‘신경성 염증가설’입니다.

혈관가설은 머리로 가는 혈류가 증가돼 혈관이 확장된 결과 뇌에 있는 신경섬유를 압박함으로써 두통이 초래된다는 가설인데, 여기에 혈관에 분포하는 신경 말단으로부터 혈관작용성 신경물질이 유리돼 혈관을 내적으로 더욱 확장시키고 혈관 밖에서는 혈장부족으로 염증 반응을 유도해 두통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즉, 어떤 이유에서든지 머리에 있는 혈관의 정상적인 흐름이 방해받았을 때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끊임없이 남을 의심하며 머리에 잠시의 휴식조차 가질 수 없었던 조조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이 편두통은 피할래야 피할 수 없었던 필연적인 것은 아니었을까요?

이 편두통을 치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크게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나뉩니다. 우선 진통제 또는 항염증제를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이며 장기복용 시 속쓰림 등의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다음은 ‘혈관 확장제 예방약’입니다. 편두통이 뇌혈관 확장에 의해 야기되는 경우 좋은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들을 복용함에도 치료가 안되거나 약 복용이 부담되는 분들을 위해 비약물적 치료방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뇌를 많이 쓰면 뇌로 혈류가 편중돼 전신적인 혈액의 흐름이 교란돼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뇌로의 혈액 편중을 막아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바로 걷고 뛰는 운동입니다. 손과 발을 움직이면 머리에 편중된 혈액을 자연히 끌어내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 근력운동을 겸하면 더 좋습니다. 근육을 키워 신생혈관을 발달시키면 뇌에 편중된 혈류를 자연스럽게 근육이 발달한 부위로 내려오게 만드는 구조적 리모델링이 가능한 것입니다.

아울러 호흡이나 명상을 겸하게 된다면 마음이 차분해지며 혈류의 안정에 더욱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한방차를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제일 먼저 권해드리고 싶은 것은 계피차입니다. 계피차는 향이 뛰어나 심신을 안정시키는 것은 물론 혈류의 흐름을 사지말단으로 보내는 역할을 해 손발을 따뜻하게 합니다. 자연스럽게 뇌에 집중된 혈액을 손발로 흩어 편두통을 완화시킬 것입니다.

다음은 국화차입니다. 국화차는 그윽한 향이 뛰어나듯이 바로 그 향을 내는 정유성분이 정신을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상에 복잡한 생각 등으로 스트레스와 편두통에 시달리는 분이라면 이 국화차가 무엇보다도 좋은 역할을 하리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인스턴트나 고지방식을 피하고 소식하는 식사법이 중요합니다. 추운 겨울 방안에만 있기 보다는 적절한 운동과 알맞은 식사로 농부님들 모두 내년 농사를 대비한 몸농사에 성공하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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