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달리는 ‘횡성한우’

군·축협, 브랜드 통합과 축제 판매 문제로 갈등
군민들 “모두가 잘 되는 방향이 정답”

  • 입력 2019.10.13 18:00
  • 기자명 장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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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

횡성군과 횡성축협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갈등은 작년 브랜드 통합 이견에서 시작돼 지금은 축제 참여 문제로 번졌다. 통합화를 추진하려는 횡성군과 이에 반대하는 축협이 ‘횡성한우’에 대한 입장차를 줄이기 전엔 갈등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횡성한우는 횡성의 대표적인 먹거리이자 넓게는 국내 한우의 대표적인 브랜드다. 횡성군은「횡성한우 보호·육성에 관한 기본조례」를 지난 2009년에 제정해 횡성한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횡성한우축제’도 이 중 하나다. 15회째 개최된 축제는 올해의 대한민국 문화관광 유망축제로 선정됐지만, 이면에는 횡성한우 생산자단체인 횡성축협의 제품 판매가 제한돼 주최측인 횡성군과 갈등이 존재한다.

갈등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횡성한우는 혈통·사료·사양관리를 통일하는 품질관리 원칙 아래 우수축산물 인증 브랜드로서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인정받아왔다. 횡성군은 마케팅 강화·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내 횡성한우 브랜드를 통합하고자 했지만 축협은 통합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횡성축협한우는 7년째 국가명품으로 인정받는 횡성한우 중 하나의 브랜드며, 횡성한우에 대한 짝퉁이 많아 축협이 나서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횡성한우축제가 가까워지자 축협은 의견차로 불참을 선언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축제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횡성군은 홍보, 행사 참여는 가능하나 ‘횡성한우’가 아닌 ‘횡성축협한우’는 판매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축협은 횡성군이 정한대로 한우를 생산했기 때문에 횡성한우가 맞으며 유통단계에서 ‘횡성축협한우’로 판매될 뿐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엄경익 횡성축협 조합장은 “군에서 정한대로 한우를 생산해 군수품질인증 스티커를 받고 있다. 하지만 유통단계에서 횡성축협으로 나간다고 해서 횡성한우가 아니라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횡성한우가 아닌 것도 아니고 축제에 배제돼야 할 이유나 법적 근거도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횡성군과 횡성축협은 횡성한우 브랜드 단일화에 대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횡성군과 횡성축협은 횡성한우 브랜드 단일화에 대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횡성군은 “군에서 정한대로 생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통될 때 ‘횡성한우’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판매돼야 조례에 해당되는 보호 및 육성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대응했다.

횡성군은 법적 근거로 횡성한우 보호육성조례의 제4조를 들었다. 횡성한우축제는 ‘횡성한우’ 브랜드의 우수성을 알리고 가치를 높이기 위한 축제인데 ‘횡성축협한우’는 브랜드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횡성군 관계자는 “조례에 의해 생산하니 생산단계는 횡성한우지만 유통될 땐 횡성한우 아닌 ‘횡성축협한우’다. 다른 브랜드라면 육성해줄 필요가 없고 육성하는 것은 조례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브랜드 정책을 펼치는 이유가 농가가 100년 간 꾸준히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고 행정은 절대 이익단체가 아님을 강조했다.

몇몇 군민에게 횡성군과 축협의 갈등에 대한 의견을 묻자, 모두 공통된 답변을 했다. 이들은 “횡성한우면 다 같은 횡성한우지. 모두가 잘 되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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