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위기의 전북농업, 책임감 막중하다”
[인터뷰] “위기의 전북농업, 책임감 막중하다”
  • 권순창 기자
  • 승인 2019.10.06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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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구 전북도의회 농산업경제위원장
전북은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라는 위상에 걸맞게 농민들의 자주의식이 크게 발달한 지역이다. 행정과 의회가 농민들과의 적극적인 협력, 혹은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며 발전적인 농정을 실현해내고 있다. 전북도의회의 45세 젊은 일꾼 강용구 의원은 충실한 열정과 사명감으로 도의회의 핵심 중책인 농산업경제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인터뷰 당일은 공교롭게도 농민수당에 관한 농민들과의 긴장관계가 무르익은 참이었지만, 강 위원장은 침착한 태도로 전북 농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냈다.

대담 심증식 편집국장·정리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강용구 전북도의회 농산업경제위원장
강용구 전북도의회 농산업경제위원장

위원장께선 그동안 농업보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온 것 같다. 농업엔 어떤 계기로 관심갖게 됐으며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나.
남원에서 태어나고 자란 남원 토박이다. 부모님께서 농사를 지으셔서 자연스레 농업·농촌 현장을 잘 알고 자랐다. 남원에서 많이 하는 노지딸기·포도, 밭농사를 보면 눈 오는 날 빼고 쉬는 날이 없다. 농사규모가 1,000평만 돼도 외국인 노동자를 안 쓸 수가 없고 막심한 인건비 부담에 시달린다. 최근엔 내수면양식 확대, 마을단위 스마트농업 지원 등 우리 농민들이 보다 적은 노동으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농민수당을 둘러싼 잡음이 일기도 했지만 전북은 기본적으로 ‘삼락농정위원회’로 대표되는 민관 협치농정의 선진지다. 전북의 협치농정 모델을 어떻게 평가하나.
민선 6기에 설치한 ‘삼락농정위원회’를 통해 그동안 집행부의 주도로 가던 농정구조가 완전히 뒤집혀졌다. 농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의 정책이 가능해졌다. 우리 농산업경제위에서도 당연직으로 참여해 회의 소식과 건의사항 등을 꾸준히 받고 있으며 도의회도 그 의견을 존중해주는 분위기다. 삼락농정위원회에서 나오는 안은 단순한 논의가 아니라 소위원회부터 충분한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나오는 안이라 가치가 높다. 이런 모델은 전국적으로 확산돼도 아주 괜찮은 안이라 생각한다.

전북이 전국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시행 중인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는 협치농정의 대표적인 결실로 꼽힌다. 지금까지 제도의 성과와 한계를 짚는다면.
2016년 가을배추·가을무에 첫 시행했으나 가격이 좋아 발동되지 않았다. 이후 품목이 조금 확대됐고 2017년과 지난해 일부 농가가 혜택을 받았다. 올해 양파가 크게 폭락해 제도 혜택이 좀더 커질 것 같다. 행정이 조금만 도와주면 농민들이 희망을 갖고, 농산물을 갈아엎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농민들은 부담없이 농업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사실 이는 정부가 국가시책으로 가져가야 할 게 아닌가 싶다.
지금까진 시범사업이었고 내년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는데, 규모와 대상품목을 훨씬 더 키워야 한다. 현재 ‘시·군 통합마케팅 전문조직을 통해 계통출하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어 참여주체를 확대해야 하고, 사업 전년 4개년 평균치를 기준가격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 더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농업계 최대 화두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다. 발생지역과 물리적 거리는 있지만 전북은 축산업이 크게 발달한 지역이다. 도와 의회에선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전북의 돼지 사육두수는 전국 4위로 우리나라 돼지의 12%를 사육하고 있다. 도내 축산 농가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에 ASF가 발병되자마자 그날 아침 방역대책본부를 구성하고 거점소독시설을 모두 점검했으며 우리 농산업경제위원회도 이튿날 본부를 찾아 격려했다. 지난해 중국 발병 때부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고 시·군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강행해서 14개 시·군에 16개 거점소독시설이 설치돼 있다. 최고 수준의 방역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예비비도 충분하게 편성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농민수당 문제로 도의회와 농민들이 격렬한 갈등을 빚고 있다. 갈등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농민수당은 농민들이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와 식량주권을 이끌어온 사실을 인정해주는 것으로 상징적 의미가 크다. 그동안 삼락농정위원회에서 농민단체와 행정이 머리를 맞대고 많은 논의를 했지만, 결정적으로 행정에서 작성한 조례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의안을 접수한 게 갈등의 원인이 됐다. 농민단체 등이 주민발의 조례안을 제출했는데 행정이 제출한 조례안과 지급대상·지급액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농민들의 안은 전북도의 사상 첫 주민발의 조례안이라 결코 무시할 수 없고 무게감 있게 다뤄야 한다. 다만 시간이 많이 부족했고 더 이상 날짜가 미뤄지면 당장 시·군에서 예산을 세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농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추후 공청회나 조례개정안을 통해 의견 수렴이 가능하다. 시간을 두고 두 안을 절충하면 더 좋은 수정안이 나올 것이라 본다.

전북 농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농도 전북의 근간인 농업·농촌이 위기상황이다. 농업생산은 늘었으나 소득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농촌 인구가 감소하는데다 고령화로 지역소멸 위기까지 닥치고 있다. 위기상황에서 농산업경제위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도민의 대변인으로서 농민들이 체감할 만한 실질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전북 농정을 꼼꼼히 살피면서 위기를 풀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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