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한 농촌 의료시설, 여성농민 병 키운다
취약한 농촌 의료시설, 여성농민 병 키운다
  • 원재정 기자
  • 승인 2019.09.29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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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가사 이중고 여전
근골격계질환 발생 많아
우울감 경험도 늘어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지난 23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의료인프라 열악한 농촌, 여성이 위험하다’를 황주홍 국회 농해수위원장과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한 가운데 토론자들이 의견을 전하고 있다.
지난 23일 국회 도서관에서 황주홍 국회 농해수위원장과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한 ‘의료인프라 열악한 농촌, 여성이 위험하다’ 토론회가 열렸다. 

 

“농촌에서는 큰 병원은 멀어서 갈 엄두도 못 내고 보건소 다니는 게 최선이다. 통증 줄이는 걸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김인련 (사)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은 토론회(사진)에서 인사말에 앞서 실태를 전했다.지난 23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의료인프라 열악한 농촌, 여성이 위험하다’

황주홍 국회 농해수위원장과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농촌의 낙후된 의료실태와 더불어 농사와 가사 모두 떠안고 사는 여성농민들이 도시여성에 비해 근골격계질환이 높다는 점을 짚으며 대책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발제를 맡은 박기수 경남농업안전보건센터장(경상대 의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018년 여성농업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농사일 중 여성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축산 67.1%, 노지채소 65%, 화훼·특작 63.3%, 과수 50.1% 순이다”면서 “가사노동 중 청소와 빨래, 식사준비를 하는 시간도 평균 1~2시간 정도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여성이 소화기계통 질환이 많은 반면 여성농민들은 대다수 질환에서 유병률이 높지만 특히 근육골격계 질환이 가장 많다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농촌은 의료취약지라는 맹점까지 있어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박기수 센터장은 “병원이 멀어 병을 키우는 경향이다”면서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공동주거와 건강관리실로 활용해야 하고, 공공교통정책을 통해 병원에 가는 편리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특화건강검진이 필요하다”면서 근육골격계질환이나 소음, 분진 대책은 물론 최근 높아지는 우울증을 대비하기 위해 정신건강에 대한 검진과 관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곡성군의 ‘농업인재활센터’가 성공사례로 발표됐다. 김귀숙 곡성군 보건의료원 방문보건팀장은 “전국 최초 맞춤형 농업인·장애인 재활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농민들의 지속적인 재활과 치료를 병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곡성농업인재활센터는 의료접근성을 만족시키고 농민 특화질병에 주력할 뿐 아니라 농번기에는 가정방문 치료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농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많은 여성농민들은 “농사일을 하다보면 기계 쓰는 일은 남편이 하고 나는 수작업을 주로 하게 된다. 장시간 쭈그리고 앉아서 일하는 여성농민들은 어지간한 병은 참고 넘긴다. 지역마다 농업인안전보건센터 건립이 꼭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민들의 직업성질환에 대한 예방·관리와 의료비 절감을 위한 특수건강검진제도를 추진할 계획이다. 2019년 시범사업으로 2개소를 운영한 데 이어 연차별 사업을 진행해 2022년에는 본격적으로 전국 9개소로 확대한다. 이 사업은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한 뒤 성별 구분 없이 운영하는 제도로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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