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한국농축산연합회(회장 임영호) 소속 농민단체들로 구성된 ‘공익형직불제관철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지난 3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익형직불제 실현을 요구하는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반면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박행덕, 농민의길)은 비대위 불참의사를 밝혀 농민단체 간 이견이 드러나고 있다.
공익형직불제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직불제 개편 모델이다. 당·정·청이 연내 관철을 위해 한창 채찍질 중인 사안으로, 지난달 26일 몇몇 농민단체들이 돌연 비대위를 꾸려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다.
비대위는 기자회견문에서 “공익형직불제 도입은 우리 농업의 한계에서 나타난 구조와 규모의 문제, 노동과 소득의 문제, 개도국 지위 논란에 따른 감축대상 보조금 축소 문제의 근본적 해결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공익형직불제 예산으로 2조2,000억원이 언급된 것과 관련, “모든 농가에 혜택이 돌아가려면 적어도 2조4,000억원의 예산은 마련돼야 한다”며 예산 확대도 촉구했다. 국회에서 공익형직불제 예산확대 및 통과가 이뤄질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그동안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관심있게 논의해온 농민의길 측은 미온적인 모습이다. 대표단체인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박행덕, 전농)이 비대위 출범에 우려를 표한 데 이어 최근 소속 4개 단체가 모두 비대위에 불참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당장 변동직불제 폐지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 없는 이상 섣부른 공익형직불제 전환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기형 전농 사무총장은 “농민들이 요구하는 쌀값 안정대책이 국회에서 논의되진 않을 것 같다. 큰 틀에서의 직불제 개편만을 추진하기보다 핵심사항을 먼저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