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붙은 땅, 속타는 농민

철원 일부 지역 가뭄 심각

  • 입력 2019.07.21 18:00
  • 기자명 정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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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갈라터진 논바닥과 말라붙은 벼.
갈라터진 논바닥과 말라붙은 벼.

철원의 논과 밭이 말라붙었다. 살이 올라야 할 벼가 빠작빠작 타들어가고 있다. 지켜보는 농민들 가슴이 새까맣게 탄다. 지난 며칠 내린 비로 한숨 돌린 지역도 있으나, 일부 지역은 여전히 가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겨울부터 시작된 가뭄에 비마저 제대로 내리지 않아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철원군에서는 긴급급수를 하고 관정 뚫는 작업을 지원했다. 그러나 동송읍 관우리, 철원읍 사요리 등 몇 지역의 농민들은 하늘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사요리 농민 이모(74)씨는 “1,000평 논에 급수차로 10번은 부어야 하는데 3,000평에 겨우 9차를 부었으니, 귀퉁이만 적시고 말았다”며 쩍쩍 갈라진 논바닥을 가리켰다. “지금 벼등이 서야 중복 때면 이삭이 패는데, 벼등은 서지 않고 떡잎까지 말라붙었다”며 고개를 돌렸다.

인근에 급수지원을 나온 김모씨는 “보름 째 지원을 하고 있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다녀도 10번 지원하는데 1,000평 정도 적신다. 급수차가 40대 이상 움직이는 걸로 아는데 태부족”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관우리 최모(65)씨의 논은 아주 심각했다. 벼끝이 새까맣게 말라붙어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최씨는 “급수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비가 100㎜ 정도만 와줘도 해갈은 될 것 같다”며 하늘을 쳐다봤다.

기상청 예보로는 21일부터 장맛비가 내린다고 한다. 갈라터진 논바닥을 충분이 적실만큼 와주기를, 철원의 농민들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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