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대책 없는 직불제 개편 불가하다
쌀 대책 없는 직불제 개편 불가하다
  • 한국농정
  • 승인 2019.07.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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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에 결정됐어야 할 쌀 목표가격이 아직도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지난해 쌀 목표가격 재결정 시기를 맞아 쟁점은 새로운 목표가격을 얼마로 정할 것이냐였다. 농민의길은 밥 한 공기 3,000원인 24만원을 주장했고, 국회에서 야당 역시 비슷한 수준을 요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9만6,000원을 내놓았다.

여기에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돌연 직불제 개편안이 담긴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제출하면서 사실상 미궁에 빠져 들었다. 현행 직불제를 공익형 직불제로 개편하겠다는 직불제 개편안은 변동직불금 폐지가 포함돼 농민적 저항과 더불어 야당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쌀의 변동직불제 폐지는 2005년 추곡수매제 폐지에 버금가는 쌀 정책의 일대 전환임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의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결국 쌀 목표가격 결정도 직불제 개편안도 제대로 심의하지 못한 채 올해 농사는 시작됐고, 8개월간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이는 순전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책임이 크다. 우선 쌀 목표가격이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직불제 개편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법에 따라 지난해 말까지 목표가격을 결정했어야 한다. 그 뒤 직불제 개편 논의에 들어가는 것이 순서다. 그러나 목표가격과 직불제 개편을 동시에 처리하려다 보니 난항에 빠진 것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농정개혁은 고사하고 농민 무시로 일관해 왔다.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하는 여당으로서는 직불제 개편이라는 성과라도 챙겨야 하는 다급한 처지가 되었다. 농정개혁을 담은 직불제 개편이라기보다는 총선을 겨냥한 생색내기용 직불제 개편안이 되고 말았다. 이러니 농민들은 고사하고 야당이 협조할 리가 없다.

우선 목표가격을 시급히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직불제 개편에 앞서 쌀 정책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직불제를 개편하면서 변동직불제는 폐지하겠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됐다. 그렇다면 쌀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에 대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면 쌀은 완전히 시장에 방치되고 만다. 그간 쌀값이 폭락하면 목표가격과의 차액 중 85%를 변동직불금으로 보전해 주었다. 그런데 변동직불제가 폐지되면 쌀값 폭락 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신곡수요량에 대비해서 초과되는 물량을 격리할 것인지, 목표가격을 정해서 목표가격이 실현될 때까지 시장격리를 할 것인지 불분명하다. 직불제 개편에 앞서 쌀값을 지지할 수 있는 정책이 명확히 담기지 않으면 직불제 개편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무 대책 없이 변동직불제 폐지를 받아들일 농민들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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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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