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주체 되는 푸드플랜
농민이 주체 되는 푸드플랜
  • 강선일 기자
  • 승인 2019.07.07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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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 모여 ‘괴산먹거리연대’ 조직화 중
민·관 협치·소농 상생 기반 푸드플랜 확립이 목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달 10일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괴산먹거리연대 준비위원회 결성식에서 이도훈 괴산먹거리연대 준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괴산먹거리연대 준비위원회 제공
지난달 10일 충북 괴산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괴산먹거리연대 준비위원회 결성식에서 이도훈 괴산먹거리연대 준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괴산먹거리연대 준비위원회 제공

민간이 주체가 되는 푸드플랜의 설계를 위해 충북 괴산군의 생산자들이 힘을 합쳤다. 현재 괴산 농민들은 ‘괴산먹거리연대’라는 먹거리운동 조직을 결성 중이다. 중소농이 계획 설계 과정에 참여하는 푸드플랜, 참된 민·관 협치가 이뤄지는 푸드플랜을 위한 괴산 농민들의 활동이 주목된다.

지난달 10일, 괴산 농민들은 군 농업기술센터 3층 농심관에서 ‘2019 괴산 푸드플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의 핵심은 괴산먹거리연대 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이도훈) 결성식이었다. 결성식엔 괴산군농업인단체협의회(괴산군농민회·한국농업경영인괴산군연합회·괴산군4H연합회 등), 괴산군유기농업인연합회(옛 괴산군친환경농업인연합회), 괴산한살림생산자연합회 등에 소속된 괴산 농민 150여명이 참석했다. 평소라면 쉽게 모이기 힘든 여러 농민단체들이 모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미 괴산 농민들은 2006년에도 지역 주민들과 학교급식주민운동본부를 결성해 괴산군에서의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점차 관내에서 학생수가 줄어드는 현실적인 문제 및 관(官)과의 협치 과정의 어려움 등으로 뜻하던 목표를 다 이루지는 못했다. 현재 괴산의 학교급식은 농협에 위탁해 진행 중이며, 학교급식에 지역산 친환경농산물이 제대로 들어가는지, 타 지역의 일반농산물이 들어가는지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게 농민단체들의 입장이다.

한편으로 먹거리를 생산하는 주체임에도 먹거리정책에서 농민, 특히 소농이 소외되는 문제도 있다. 지난달 10일 토론회에서 윤병선 건국대 교수가 지적한 바에 따르면, 2017년 서울시 학교급식에 친환경식재료를 공급하는 농가들 중 1억원 이상을 공급하는 농가(전체 농가 중 3.1%)의 공급액 구성비율이 전체 공급액 대비 32.6%인 반면, 1,000만원 미만을 공급하는 소농(전체 농가 중 61.3%)의 공급비율은 전체 대비 9.8%에 그쳤다. 친환경 무상급식 참여 농가들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두드러지는 것이다.

지역 소농들의 먹거리 접근권도 보장되지 않는 걸로 보인다. 원길식 괴산먹거리연대 준비위원회 간사(괴산 흙사랑영농조합법인 총무팀장)는 “여전히 농촌은 먹거리 사각지대로, 농민들 중엔 농사지으면서 식사를 라면이나 짜장면, 빵으로 때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푸드플랜이 제대로 만들어져 농촌 어린이집과 노인회관, 마을회관 등에도 농민들이 생산한 친환경먹거리가 공급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데 많은 농민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올해 괴산유기농업인연합회와 괴산한살림생산자연합회에서 먹거리연대 추진모임을 만들어 먹거리연대 조직 결성을 준비해 왔다. 괴산군은 농민회가 활발히 활동하는 지역이자 한살림·두레생협·아이쿱 등 각 생협의 생산자조직들도 많이 구성된 곳이라, 먹거리연대를 추진할 농민 기반이 탄탄한 상황이다. 유기농업 기반 및 가공시설도 잘 구비돼 있다. 농민들은 조직적으로 괴산먹거리연대 결성을 준비해 왔다.

괴산먹거리연대 조직화 과정에 앞장섰던 박형백 괴산군농민회 사무국장은 “유기농민과 친환경농사를 짓지 않는 농민을 막론하고, 모두가 푸드플랜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먹거리 공급과정을 올바로 구축해 나가는 데 동의했기에 괴산먹거리연대 이름으로 농민들이 모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괴산먹거리연대의 향후 목표는 무엇일까. 첫째로 민·관 협치 강화다. 푸드플랜의 핵심인 민·관 협치부터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다면 이후의 푸드플랜은 농민이 바라는 것과 동떨어진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괴산 농민들의 입장이다.

현재 괴산군의 경우 농업정책과의 유통담당부서에서 푸드플랜 시행 업무를 맡고 있다. 원 간사는 “대다수 공무원들은 여전히 푸드플랜을 단순히 유통의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실과 과를 막론하고 농업정책 담당자들이 전반적으로 모여 TF팀을 구성하고, 거기에 복지업무 담당부서 등 제반 행정분야가 결합해 종합적·체계적으로 (푸드플랜에)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괴산먹거리연대 준비위원회 측은 현재 이차영 괴산군수와 면담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와 함께 소농이 소외되지 않고 주체가 되는 푸드플랜을 설계하겠다는 게 괴산먹거리연대의 입장이다. 현재 괴산군 내 친환경농가 400여 농가 중 250여 농가는 생협에서 아우르는 농가인 반면 나머지 150여 농가는 생협에 포함되지 않는다. 괴산먹거리연대는 생협에 포괄되지 못한 나머지 농가들의 계획생산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소농들의 협력구조 및 광역·기초단위 간 푸드플랜 연계를 만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이다.

또한 생산자 이외에도 다양한 계층을 포함시켜 ‘먹거리 연대성’을 강화하는 게 괴산먹거리연대의 활동목표다. 박 사무국장은 “괴산 주민 대부분이 농민이지만, 이곳에 살고 있는 학부모·영양교사·식생활네트워크 관계자 등 먹거리에 관심 가진 다양한 계층을 총망라해 함께 먹거리정책을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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