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초비상인데 해외연수 떠난 축협

협동조합노조, “중앙회가 지도감독 강화하고 외유 금지해야”

  • 입력 2019.06.16 18:01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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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지난달 30일 북한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한 것이 확인되면서 ASF의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해 최고수준의 방역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 지역축협이 선진지 견학을 이유로 조합원들을 중국에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노조)은 지난 11일 농협중앙회 회원종합지원부에 공문을 발송했다. 노조는 “ASF 차단을 위해 국가적으로 방역에 나서고 있지만 지역농축협 조합장과 임원들은 지금도 선진지 견학이라는 미명 아래 농민·양축 조합원들을 해외로 여행보내고 있다”며 “매번 구제역 등의 가축 전염병에도 아랑곳 않고 외유를 멈추지 않는 지역농축협의 상황을 개탄하며 이를 방치하고 올바로 지도하지 않는 농협중앙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농협은 지난달 30일 전국 축협을 대상으로 중국·몽골·베트남 등 ASF 발생국가와 위험국가 47개국으로의 출국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앞서서는 인천·강화·경기·강원 등 접경지역의 축협에 집합교육을 금지하는 공문도 발송해 ASF 차단방역을 위한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농협은 이런 지도문서를 하달하는 것 외에 지역농축협의 사업에 관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월권에 해당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농협 관계자는 “도덕적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검역을 강화한다고 개별사업장(지역농축협)의 해외연수를 막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출입국 신고를 하고 방역을 하면 그게 전부고 국가마저도 그런데 우리는 당연히 지도공문 이상의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 해당 조합의 내부적 자정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해당축협은 올해 선진지 견학 사업을 통해 전체 조합원 중 200명의 해외연수를 계획했다. 현재까지 38명씩 조를 나눠 2개 조가 중국으로 5일간 견학을 다녀왔으며 해외연수에 양돈농가의 참여는 제한한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생기자 해당축협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후 해외연수를 지속할 것인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농협중앙회는 즉각 전국 1,118개 농축협과 농협중앙회 및 농협중앙회 자회사의 해외여행 및 선진지 견학을 금지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시 엄중히 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실제로 일부 축산농가가 문의를 해오기도 하고, 지금 해외여행을 가는 것인지 사전에 문의를 한다면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득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다만 그 안에 양돈농가가 포함돼 있다면 해당농장에 대한 방역 등 조사가 이뤄질 것이지만, 타 축종 농장주까지 해외출입국을 금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역농축협의 해외연수 금지는 농협중앙회에서 관리할 일”이라고 말했다.

류동연 노조 조직실장은 “법적으로 해외연수를 금지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그렇다고 질병이 발생한 후에 제재를 하는 것은 옳지 않고, 그 상황에 대해 책임질 주체가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도감독을 할 수 있는 중앙회가 실태조사라도 한다면 지역조합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할 것이고 시군단위의 농협 산하 지원단에 2~3명씩 상주하는 중앙회 소속 직원을 활용하면 관리가 가능하다. 공문 하나로 때우는 것은 안일한 대처”라고 지적했다.

한편 노조는 해외연수를 떠난 지역농축협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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