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농민들이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아 분단선 앞에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내려놓았다. 아직은 선을 넘을 수 없는 트랙터들을 끌고 임진각까지 행진한 농민들은 민족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자고 우리 정부에 촉구했다.
전날 서울로 광화문에서 출정식을 열고 미 대사관을 압박한 농민들은 밤을 틈타 경기도 파주로 이동해 임진각으로의 행진 준비를 마쳤다. 이날 오전 파주 통일동산에서 재집결해 결의를 다진 농민들은 임진각까지 25km를 행진하며 거리의 차량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통일트랙터의 존재를 알렸다.
통일트랙터를 임진각 통일대교 입구에 도열시킨 농민들은 그 자리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박행덕, 전농)의 주최로 ‘대북제재 해제! 통일품앗이 실현! 4.27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9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후 전농은 남북농업교류 촉진 및 대북제재 해제 촉구를 위한 ‘통일트랙터품앗이운동’을 펼쳐왔다.
그해 10월 11일 ‘통일농기계품앗이전국운동본부’가 출범한 이후, 광주전남운동본부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광역운동본부가 결성됐다. 경기 4대‧강원 2대‧충북 1대‧충남 1대‧경북 1대‧경남 2대‧ 전북 3대‧광주전남 12대‧제주 1대 등 총 27대의 트랙터가 농민들의 모금운동으로 마련됐다.
전농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발표한 선언문에서 출정 목표로 △미국에 의한 대북제재 박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가동 재개 △품앗이(남북농업교류) 허가 △남북 간 평화와 번영, 통일의 실현을 내걸었다.
이날 대회에서 신성재 전농 조국통일위원장(강원도연맹 의장)은 문재인정부를 향해 “더 이상 미국의 눈치를 보며 말장난 하지말고 민족의 편에 서서 통일 문제를 바라보고, 민족 공조로 자주통일의 길을 열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농민들에게는 “지난 겨울 농사지은 통일의 트랙터로 이제 거침없이 자주통일의 길로 가려한다. 오늘의 힘찬 결의를 가슴 깊이 새기면서 자주통일 그길로 힘차게 나가자”고 독려했다.
한편 이날 농민대회를 맞아 북측의 농민들도 연대를 보냈다. 조선농업근로자동맹 중앙위원회(농근맹)는‘'판문점선언발표 1돐기념 농민통일대회의 성대한 개최를 축하합니다'라는 제목의 축사에서 "농근맹은 력사적인 북남선언들의 기치를 높이 추켜들고 평화와 번영, 자주통일의 새시대를 힘차게 전진시켜나갈 굳은 결의를 안고 판문점선언발표 1돐기념 통일대회에 참가한 남녘의 농민들에게 뜨거운 련대적인사를 보낸다"라고 축하했다.
또 "우리는 북남선언리행을 위한 온 겨레의 열기를 더욱 고조시켜 북남관계를 상승의 궤도우에 확고히 올려놓아야 한다"라며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 민족자결의 원칙에 따라 자주적대를 확고히 세우고 민족내부문제에 대한 외세의 간섭과 전행을 단호히 배격해나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농민들은 분단을 상징하는 철조망을 자르는 상징의식을 진행한 뒤 트랙터를 앞세워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대회장으로 행진했다. 농민들을 대표해 시민들 앞에 선 박행덕 전농 의장은 “사상과 종교, 성별과 나이의 차이를 넘어 민과 관이 하나의 염원으로 트랙터를 준비했다. 어른들은 통일 쌈짓돈을 모으고, 아이들은 통일 저금통으로 함께했다”라고 통일트랙터를 소개했다.
박 의장은 “자기 식구 집에 품앗이 하러 가는데 외지 사람 허락을 받는 미친 사람은 없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끝났고 트랙터는 농기구다. 논밭을 갈아 통일의 씨앗을 뿌리자. 농민이 가는 길을 막지 말라”고 선언했다. 또 “통일트랙터 품앗이 하러 가는 날이 대북제재가 완전히 끝장나는 날이 될 것이다. 그날까지 통일트랙터 운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분단의 철조망을 녹여 통일의 농기구를 만들자. 국민여러분의 힘으로 통일트랙터를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