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마음과 건강② 플라시보와 노시보
[길벗 따라 생활건강] 마음과 건강② 플라시보와 노시보
  • 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 승인 2019.04.23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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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의사가 효과가 없는 가짜 약 혹은 꾸며낸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안했는데,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인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A라는 병에 유효한 약은 B이지만, 실제로는 C라는 약을 줘도 B와 같은 효능을 나타내는 현상이지요. 의학계에서는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입니다. “에이, 그거 아무 효과 없어, 플라시보야” 등의 표현으로 말이지요. 하지만 플라시보는 병세가 호전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즉 가짜약(위약)을 투여해도 효과가 없으면 플라시보가 아닌 것이지요. 그러면 그 약은 효과가 있는 약일까요, 없는 약일까요? 효과가 있는 약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몇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 다수의 연구에서, 모든 처방을 플라시보로 한 경우가 80%만 플라시보 처방을 한 경우보다 증상이 훨씬 더 많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Moerman, 2006).

○ 무릎 골관절염을 앓는 18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무작위로 그룹을 나누어 각각 관절경 변연절제술, 관절경 세척술, 플라시보 수술을 받게 했다. 플라시보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는 관절경의 주입 여부와 관계없이 피부만 절개를 하여 절제술을 하는 것처럼 가장했다. 24개월 후에 고통, 관절기능, 걷기시험, 계단 오르기 등을 평가한 결과 플라시보 수술을 받은 그룹과 실제 수술을 받은 그룹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Moseley 외, 2002).

○ 정신의학계에서는 지난 50년 동안의 연구에서 플라시보 효과가 동일한 수준으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Brown, 2013).

○ 플라시보 위약을 처방하며 이 약이 비활성 약이라고 알려준 사람들이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들보다 증상의 개선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Kaptchuk 외, 2010)(가짜약인지 알면서도 약효가 있다는 말입니다).

의학계에서는 플라시보 효과를 보정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비과학적인 시술법이 판을 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함이지요. 이중맹검 통제시험(Double blind controlled trial)이 대표적입니다. 실험 대상자들을 무작위로 나누어, A라는 실제 확인을 위한 약, B라는 아무런 성분이 없는 가짜약을 투여합니다. 그리고 의사를 포함한 연구진과 실험 대상자 모두 실제 약물 투여군과 가짜 약물 투여군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실험을 진행합니다. 대상자뿐만 아니라 의사를 통해서도 플라시보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복잡한 실험을 하는 이유는, 플라시보의 효과가 너무나도 명백하기 때문이지요.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말도 있습니다. 노시보 효과이지요. 이것은 의사의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 환자가 의료행위를 믿지 못하여 없던 병도 생기는 경우, 혹은 있는 병이 더 심해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알게 모르게 한 의사의 한마디로 인해 환자의 걱정과 의심, 불안이 커지는 경우는 굉장히 많습니다. 주술 효과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렇다면 플라시보 효과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용할 수 있지도 않을까요? 다음 칼럼에서 플라시보 효과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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