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업으로 이어지는 한국-베트남 교류

흙살림, 베트남서 유기농업 관련 사업 다방면으로 진행

  • 입력 2019.04.23 09:17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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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달 26일 흙살림과 베트남 람동성 농업개발부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볼룸에서 유기농업 발전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흙살림 제공
지난달 26일 흙살림과 베트남 람동성 농업개발부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볼룸에서 유기농업 발전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흙살림 제공

박항서 감독이 축구를 통해 한국과 베트남을 연결한다면, 흙살림(대표 김행숙)은 유기농업을 통해 두 나라를 잇고 있다. 흙살림이 베트남 지방정부들과 진행 중인 유기농업 관련 다방면의 협력사업이 눈길을 끈다.

지난 5일, 베트남 남부 람동성 달랏(Da Lat)시 국립 달랏대학교에 흙살림 이름이 박힌 토양분석·미생물연구소가 설립됐다. 이는 흙살림이 한국에서 30년 이상 쌓아온 토양분석 및 미생물 연구 관련 기술 협력·전수를 필요로 했던 람동성 정부와 달랏대의 요청에 따른 결실이었다.

흙살림 연구소의 달랏대 입주가 결정된 건 지난 1월 9일이었다. 이날 달랏시청에서 흙살림 관계자들과 달랏시장, 달랏시 인민위원회 부서기장 등이 모여 연구소 입주를 결정했다. 흙살림은 달랏대 농과대학 연구동에 위치한 실험실에서 토양분석을 통한 토양상태 진단 및 개량을 위한 컨설팅 제공, 흙살림 미생물의 현지 적응 및 효과 검증, 현지 토착 미생물 선발·대량배양, 가축 장내 미생물 연구 등을 달랏대 측과 협력해 진행할 계획이다.

흙살림은 달랏대 학생들에 대한 장학사업도 진행하고자 한다. 장학생들을 향후 국내 연수에 초빙해 친환경농업 전문가로 만들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교류사업은 단순히 지역 대학교와 진행하는 단계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달 26일, 흙살림과 람동성 농업개발청(청장 응웬 반 손)은 서울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19 베트남 람동성 투자무역관광 컨퍼런스’에서 양국 유기농업 발전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행사엔 토안 반 비엣 람동성 인민위원회 위원장, 톤 티엔 산 달랏시장, 응웬 부 투 주한 베트남 대사 등의 베트남 측 인사들이 참석했다. 흙살림은 향후 람동성이 추진 중인 자연생태보전형 개발에 발맞춰 친환경농업 발전을 위한 지원을 할 계획이다.

한편 흙살림은 람동성 외에도 중부 해안지대에 위치한 푸옌성 측과도 유기농업 관련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 19일, 흙살림과 (재)한국사회투자, (재)호아빈의리본은 푸옌성 농업농촌개발부와 푸옌성 지역 유기농업 가치사슬 강화를 위한 4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6월 29일엔 흙살림과 호아빈의리본 간에 ‘살림 두부 판매액 호아빈 장학금 지원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흙살림이 판매하는 두부의 판매액 일부를 푸옌성에 위치한 호아빈초등학교의 장학금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인데, 여기엔 사연이 있다.

호아빈초등학교가 있는 지역은 1960년대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이 베트남 민간인들을 학살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한국군의 만행으로 여성과 노인, 어린이까지 살해당했고, 그 원한을 잊지 않겠다는 뜻으로 지역 주민들은 한국군에 대한 ‘증오비’까지 만들었다. 흙살림이 호아빈의리본과 진행하는 사업은 과거의 빚을 조금이나마 갚겠다는 의도에서 진행되는 것. 지난해 6월 29일 협약식 당시 이철수 호아빈의리본 이사장(판화가)은 “흙을 살려 생명을 살리는 기업과 함께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이야기하는 길에 동행하게 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흙살림은 이미 2017년부터 자체 생산한 농자재들을 베트남 및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수출하는 데 진력해 왔다. 그러나 최근 흙살림의 활동은 단순히 친환경농자재를 수출하는 수준을 넘어 더욱 적극적으로 타국 지방정부와 협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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