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이정기(61) 전북 남원원예농협 조합장이 3.13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조합원에게 금품을 제공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이목이 집중된다.
남원원예농협 이사였던 이 조합장은 지난 선거에서 조합원 1,311명 중 409표(35.4%)를 얻어 당선됐다. 지역에선 이 조합장이 조합원 당 50만원씩 최소 3억원 이상을 뿌렸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특히 선거일을 5일 정도 앞두고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오자 집중적으로 살포했다고 한다.
경찰 수사가 시작된 건 이웃한 춘향골농협에서 당선된 이기혈 조합장을 경찰이 식사제공 혐의로 수사하다 이 사건과 연루된 김선삼씨의 수사 과정에서 이 조합장의 금품제공 혐의를 포착한 것이다. 김씨는 남원원예농협 이사로 그의 핸드폰에서 2,000통 가량의 통화내역과 함께 ‘실탄이 부족하다, 2,000만원이 더 필요하다’는 등의 문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후 이 조합장의 자택 압수수색에 나섰고, 잇달아 조합원에 전달할 목적으로 2,000만원을 송금받아 출금하는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 이 조합장과 김 이사, 나병권 대의원을 피의자로 적시한 압수수색영장을 남원원예농협에 발부하기도 했다.
현장 농민들은 “금품선거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선거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고, 현직 조합장에게만 유리한 상황이 결국 후보자들을 금품선거로 내몰고 있다”며 무엇보다 선거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