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돼지관측, 수급대책 혼선 부를 뻔 했다
빗나간 돼지관측, 수급대책 혼선 부를 뻔 했다
  • 홍기원 기자
  • 승인 2019.04.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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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연, 하락세 전망했는데 돈가는 급등 … 4월 관측도 놓쳐
농협·한돈협회, 전망 따라 구매비축 및 모돈 감축 계획하기도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돼지고기 가격이 예측과 달리 급등하며 시장관측의 정확성이 도마에 올랐다. 시장예측이 실제와 달라지면 엉뚱한 수급대응을 할 수 밖에 없어 시급한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10일 돼지도체 경락가격은 ㎏당 4,738원(등외 제외)을 기록했다. 이는 한달 전인 3월 11일 경락가격(㎏당 3,939원)에서 20%가량 상승한 수치다.

지난 겨울 약세를 면치 못했던 돼지고기 가격은 개학을 맞은 지난달 무렵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중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으로 올해 생산량이 9~18% 남짓 감소할거란 전망에 국제 돈가가 뛰면서 국내 돼지고기 가격도 급등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매달 농업관측을 수행하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창길, 농경연)은 중국 ASF 확산에 따른 시장 영향을 간과한 전망을 내놓았다. 농경연은 4월 관측에서 돼지 도매가격이 전년도 동기보다 낮은 ㎏당 4,100원에서 4,300원대를 형성할 거라고 내다봤다. 농경연은 4월 관측에서 중국의 돼지 사육 마릿수가 전년 동월보다 16.6% 감소하면서 수입량이 증가하고 미국 돼지 선물 가격이 전년보다 36.8% 상승했다고 전하면서도 가격 및 수급전망에선 이와 관련한 영향은 언급하지 않았다.

농경연은 3월 관측에서도 “4~8월 돼지 도매가격은 등급판정 마릿수 증가로 전년 대비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2월 2019 농업전망대회에서도 “연평균 돼지 도매가격은 2018년보다 낮은 ㎏당 3,800~4,100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ASF 확산에 대해선 “국내에 발생하면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주의를 덧붙이는 데 그쳤다.

이형우 농경연 축산관측팀장은 “관련해 속보를 준비 중이다. 4월 관측은 3월말에 발간하기에 시간상 당시만 하더라도 가격이 이렇게 오르리라 예상할 수 없었다”면서 “미국 농무부가 지난달 말 중국의 돼지생산량을 수정 전망했는데 이 때문에 시장이 반응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생산성이 안 좋아 등급판정 마릿수가 덜 나오고 MSY도 좋지 않다”면서 “여러 상황을 감안해 전망을 다시 준비하고 개선책을 찾겠다”고 전했다. 이 또한 “3월 농업관측본부 표본농가 조사 결과, 생산성이 향상된 걸로 나타났다”는 4월 관측의 논조와 엇갈리는 대목이다.

대체로 어두운 시장전망이 나오자 농협도 자체적으로 저능력 모돈을 감축하고 300억원 규모의 구매비축자금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생산자단체인 대한한돈협회(회장 하태식)는 지난달 21일 대의원대회에서 모돈 감축을 논의해 격론 끝에 조건부로 안건을 처리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불과 2주 남짓만에 시장상황이 급변하며 이같은 수급대응은 흐지부지되는 모습이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국내에선 돼지유행성설사(PED) 영향으로 생산성이 떨어졌고 중국은 수입량을 늘리며 국내 수입량 또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분위기가 갑작스레 변했다”라며 “모돈 감축은 일반농가까진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체로 미국산 전지를 수입하고 중국은 후지 위주로 수입해 큰 영향이 없을거라 본 것 같다. 앞으로의 전망은 변수를 더 짚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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