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송도리 협동농장을 다녀와서

시민 모금으로라도 약속 지켜야

  • 입력 2008.06.15 11:00
  • 기자명 최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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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개성에 김포시농업기술센터에서 찰쌀보리 5ha 1천5백평을 심었다. 신문 보도를 보고 김포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뭉클했다. 바로 북쪽 지척에 우리 남쪽 최북단 곡식이 분단이후 처음으로 북쪽 주민을 위해 심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감동도 잠시였다. 올 6월6일 6.1공동선언실천경기본부와 함게 송도리 협동농장을 방문하였다. 경작 상황에 대한 파악과 함께 다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가기 전부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되었다. 상황에 따라 사업을 확대하겠다던 김포시는 예산을 세우지도 않았고, 계획조차 없었다.

그 이유가 더 답답했다. 남쪽과 북쪽의 관계가 안 좋아서 였단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양쪽 관계가 좋아서 했는가.

지금 우리나라는 혼란 속에서 살고 있다. 전국에서 촛불이 깜깜한 밤을 밝히고 고유가, AI, 소고기, 한미 FTA, 공기업민영화, 국제곡물가 폭등 등 모든 사안이 우리 국민들에게는 불안 하기만 하다.

점점 세계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하루 빨리 남쪽과 북쪽이 함께 살아가야 할 길을 찾아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몇 개 도·시·군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북쪽 책임자도 고마움과 함께 협력사업을 원하고 있고, 다른 마을에서는 보기 드문 트랙터, 경운기, 이앙기 등이 농로를 질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동포들의 어려움을 같은 동포로서 애정의 손을 뻗었으면 하는 착잡한 마음으로 이 글을 적어본다.

김포 시민들이 모금을 해서라도 그 사람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가 어렸을 적 굶주렸던 기억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앞으로 우리 역시 곡물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농업정책이 다른 국가보다 역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 식량 확보에 대한 노력은커녕 농업을 포기하는 정책에 마음만 답답하다.

정치인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제일 중요한 농업은 포기하면 안 된다고.

 〈김포시농민회 회장 최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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