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구곡 방출, 농민 두 번 죽이는 짓”

‘농업인의 날’에 울려 퍼진 농민들의 목소리

  • 입력 2018.11.10 13:00
  • 수정 2018.11.12 08:42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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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소속 농민 100여명이 지난 9일 제23회 농업인의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앞에서 연 ‘수확기 구곡방출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올해 수확한 나락을 들고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소속 농민 100여명이 지난 9일 제23회 농업인의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앞에서 연 ‘수확기 구곡방출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올해 수확한 나락을 들고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3회 농업인의날 기념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농업계 인사들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강조하는 상징의식을 펼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3회 농업인의날 기념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농업계 인사들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강조하는 상징의식을 펼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오늘은 농민의 날이다. 왜 우리가 이 자리에 섰나. 농민이 뭘 잘못했나. 식량안보를 위해 그만큼 노력했는데. 이걸 송두리째 뺐어가다니.”

“판매하는 사람이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농민이 폭리를 취한 것처럼 덮어씌웠다. 수확기 구곡 방출은 농민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

정운태 (사)한국쌀전업농충북연합회 회장과 이민성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수석부회장의 얘기다. 제23회 농업인의 날 행사가 지난 9일 충남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수확기에 발표된 정부의 구곡방출 계획을 성토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농정사상 유래 없는 수확기 구곡 방출을 계획하는 문재인정부를 규탄한다”며 즉각적 계획 철회와 쌀 목표가격 24만5,000원 수용 등을 촉구했다.

하루 앞서 당정협의를 통해 발표된 19만6,000원이라는 쌀 목표가격 정부안도 농민들의 분노를 더했다. 100여명의 회원들은 ‘쌀값 투쟁’이 적힌 붉은 색 띠를 이마에 질끈 동여매고 목청껏 구호를 외쳤다.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소속 농민 100여명이 9일 제23회 농업인의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앞에서 ‘수확기 구곡방출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올해 수확한 나락을 들고 쌀값 안정 대책을 촉구하는 농민들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한승호 기자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소속 농민 100여명이 9일 제23회 농업인의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앞에서 ‘수확기 구곡방출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올해 수확한 나락을 들고 쌀값 안정 대책을 촉구하는 농민들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한승호 기자

김광석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어제 시정연설에서도 쌀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이 반영돼야 한다고 했고, 쌀값 20만원 이상을 약속한 바 있다”며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병희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사무총장도 “농민의 생일인 농업인의 날에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건 이낙연 국무총리와 정부관계자에게 우리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현 정권은 더 큰 투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농민들의 성토에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가 나서 “저희들 마음의 70~80%는 농민 편이다. 20-30%는 95%의 국민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면밀히 조사해서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하겠다. 여러분의 충정 충분히 알고 있으니 너무 걱정 말라”고 답했다.

한편, 제23회 농업인의 날 행사에선 김병원 행사추진위원회 상임대표(농협중앙회장)가 “농업의 공익적 가치의 헌법 반영이 추진되는 가운데 농민들은 5,000만 국민의 마음의 고향인 농촌을 더욱 더 아름답게 가꿔나가자”고 제안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격려사에서 “정부도 농업인의 서운한 마음 잘 안다. 그러나 농산물 가격은 소비자의 수용성과 함께 가야 한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농업과 농업인의 미래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 국무총리는 또한 “농업농촌이 어렵지만 희망이 있다. 어려움을 이기고 희망을 살리는 길에 정부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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